한미약품 홈페이지에 펜싱 경기가 뜬 이유?⋯'에페' 기대감 올린다

한미약품 홈페이지에 펜싱 경기가 뜬 이유?⋯'에페' 기대감 올린다

제품명 없이 '에페' 펜싱 경기 동영상 업로드 '눈길'
상용화 전 관련 지침 준수 철저⋯'한국인 맞춤' 비만 치료제 출격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한국인 맞춤형 GLP-1 최초 국산 비만 신약, 다시 창조와 혁신으로"

한미약품 홈페이지를 클릭하면 보이는 슬로건이다. 어두운 경기장, 하나의 핀 조명 아래 펜싱 종목 중 하나인 '에페'를 겨루는 선수들의 치열한 모습이 먼저 보인다. 겨루기 끝에 등장하는 선수의 뒷모습 위로 이 슬로건만 남는다.

한미약품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가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회사 홈페이지에서조차 제품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정식 출시 전 광고 관련 지침을 지키기 위해서다.

한미약품 홈페이지 [사진=한미약품 홈페이지 ]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해 하반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용화에 나선다.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첫 국산 비만 신약이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공개한 임상 3상 40주 차 중간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에페는 최대 30%의 체중 감소 효과와 9.75%의 평균 체중 감소율이 확인됐다.

특히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시험 대상자는 79.42%(위약 14.49%)였고, 10% 이상 몸무게가 빠진 대상자는 49.46%(위약 6.52%), 15% 이상은 19.86%(위약 2.90%)였다.

기존 GLP-1 제제 대비 양호한 안전성도 확인됐다. GLP-1 계열 치료제는 체중 감량폭이 클수록 구역·구토 등 부작용도 커지는 경향이 있어 에페는 경쟁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부작용을 차별화 지점으로 삼고 있다.

한국인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라는 차별점도 지닌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홈페이지에서조차 제품명 언급에 신중한 배경에는 관련 지침이 있다.

약사법 제68조 5항에 따르면 허가·변경 허가를 받거나 신고·변경신고를 한 후가 아니라면 의약품의 명칭·제조 방법·효능이나 성능에 관해 광고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허가를 받은 제품이어도 제품 언급은 쉽지 않다. 같은 법 68조 6항에서 △전문의약품 △전문의약품과 제형, 투여 경로 및 단위제형당 주성분의 함량이 같은 일반의약품 △원료의약품은 광고를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처방전이 있어야 투약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서는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더라도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위고비, 마운자로가 비만 치료제의 대명사처럼 쓰이며 다양한 채널에서 언급되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한미약품은 홈페이지를 통해 에페의 상용화 예고를 사실상 티저 형식으로 띄우며 기대감을 올리고 있다. 이후 에페 개발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했다가 2020년 반환된 에페를 자체 기술과 임상 경험으로 제품화한 여정을 다큐멘터리에 담을 계획이다.

김나영 한미약품 혁신성장부문 부사장은 다큐멘터리 제작을 알리면서 "단순히 체중을 감량하는 약이 아니라 환자의 삶을 건강하게 바꾸는 약을 만들고자 한다"며 "에페를 대사 질환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치료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