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부 부동산 정책, '서울시 패싱'…자괴감마저 느껴져"

오세훈 "정부 부동산 정책, '서울시 패싱'…자괴감마저 느껴져"

"시장 권환 약화시키겠다는 정치적 목적"
"'신속한 공급'은 없고 '오세훈 힘 빼기'만"
"정치 아닌 공급 봐야…실패 인정하고 시정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용산공원 부지 활용 문제 등 주택공급 논의 관련 회동을 한 뒤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면담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서울시를 패싱하고 서울시장의 권한을 약화시키겠다는 정치적 목적 외에는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오 시장은 28일 페이스북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면서) 서울시장으로서 자괴감마저 느껴지는 것은 정치적 공방에 가려 정작 시민들이 겪고 있는 절박한 현실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수요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용산공원 주택공급 대체 부지로)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에 동남권 청년첨단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당장의 공급 숫자를 만들겠다고 미래세대의 녹지자산인 용산공원을 헐어 쓰겠다는 정부의 위험한 시도를 막고, 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던 정부가 돌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실효성이 없다'면서 공격에 나섰다"며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 교통 대책 등으로 언제 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지조차 기약하기 어려운 용산공원은 가능하고, 이미 이전 검토가 진행 중인 탄천물재생센터는 실효성이 없어 안 된다는 논리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차라리 '오세훈이 내놓은 대안이라 안 된다'고 하는 편이 더 납득이 가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실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하지 않아도 될 만큼 확실한 공급 해법이 이미 서울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바로 재개발·재건축"이라며 "정부가 서울시의 정비사업을 가로막지 않고 제대로 뒷받침하기만 해도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이 가능하고, 현재 8만 7000호로 예상되는 순증 물량도 정부가 재개발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완화하면 약 13만 호로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새로운 땅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미래세대의 녹지를 훼손하지 않아도 된다"며 "가장 빠르고, 가장 확실하면서 가장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이미 눈앞에 있다. 제가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규제 완화를 목이 쉬도록 외치는 이유"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런데 정부·여당이 내놓은 답은 정반대"라며 "서울시 정비사업을 지원하기는커녕,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의 권한을 서울시에서 떼어 자치구로 넘기겠다고 한다. 공급 지연의 원인도 아닌 권한을 억지로 떼어내고 이를 '신속한 공급'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난개발을 부추기고 서울의 도시계획 체계를 흔드는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목적이 정말 '오세훈 힘 빼기'는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며 "신속한 공급이라는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정치적 경쟁자를 공격하고, 서울시의 권한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만 남는다면, 시민들께서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 시장은 "이제라도 꼬일 대로 꼬여 누더기가 된 부동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문제를 풀 유일한 해법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시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대출 규제와 세금 정책을 바로잡고, 불필요한 갈등만 키우고 실효성 없는 공급 부지 검토도 철회해야 한다"며 "이미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이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정치가 아니라 공급을 보고, 오세훈이 아니라 시민을 보라"며 "서울시는 시민의 평범한 일상이 주거 불안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실질적인 공급과 주거 안정을 위한 해법을 찾아내겠다"고 피력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