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6일 오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120km 떨어진 북부 국경지대 라수와 지역과 티베트 자치구에서 대형 돌발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를 보면 이번 범람과 산사태로 최소 16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수백 명 이상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교민 9명도 연락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 가운데에는 관광객을 포함해 수백 명의 외국인이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네팔에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상주하던 인원 가운데 9명이 연락 두절 상태에 놓였다.
사태 당시를 촬영한 영상을 보면 거대한 산사태로 형성된 엄청난 토사가 물과 함께 강을 따라 범람하며 인근 마을과 도로, 건물을 휩쓸었다. 급류에 다리가 붕괴한 곳도 있었다.
일부 초기 조사 결과에서 이번 산사태와 홍수가 고지대에 위치하던 빙하가 쏟아져 내리며 발생한 얼음 사태에 의해 촉발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앞서 2025년 8월 알래스카 남동부 트레이시 암 피오르에서 빙하 끝자락 부근의 대규모 산사태로 인해 발생한 쓰나미가 세계에서 두 번째 높이를 기록했다고 진단된 바 있다. 당시 쓰나미는 높이가 무려 481m에 이르렀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높이(약 330m)보다 더 높다.
알래스카 쓰나미를 연구한 캘거리대 연구팀은 “빙하가 급격하게 후퇴하지 않았다면 산사태는 빙하 위로 완전히 무너져 내리거나 아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후 위기로 빙하 후퇴 가속화와 영구 동토층 파괴가 맞물리면서 북극 전역에서 대규모 산사태로 인한 쓰나미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진경 극지연구소 정책협력부장·세계기후연구계획(WCRP) 기후와 빙권(CliC) 과학운영위원회 위원은 이번 네팔 사태와 관련해 “재난의 직접적 원인을 기후변화와 곧바로 연결 짓기에는 정밀한 원인 규명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전 지구적 온난화와 함께 빙하가 빠르게 후퇴하면서 빙하호 붕괴홍수, 대규모 얼음사태, 빙하성 토석류 등 새로운 위험이 발생하거나 기존 위험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0~2023년 전 세계 빙하는 연평균 약 2730억톤의 질량을 잃었고 2022~2024년에는 관측 이래 가장 큰 3년 연속 빙하 질량 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진 부장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고산 빙권의 변화가 산악지역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히말라야와 티베트고원을 포함하는 이른바 ‘제3의 극지’는 단순한 얼음의 소실을 넘어 산악지역에서 시작된 위험이 하천을 따라 하류의 인구와 사회기반시설로 전달되는 ‘연쇄적 영향’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예측-예방-감시-경보-대피의 다섯 단계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해 갖춰야 한다”며 “빙하호·계곡·급경사지 같은 위험원과 하류의 주거지·도로·교량·관광시설을 하나의 유역으로 묶어 홍수위험지도를 작성하고 위험원별로 정기적 재해영향평가를 실시해 어느 지점이 임계 위험 구간인지 사전에 특정해 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안진호 서울대 미래혁신연구원 빙권과학교육연구센터장·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최근 지구온난화로 빙하의 용융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관련 외신 보도를 보면 네팔 인근 히말라야 지역의 빙하 용융 속도는 2000년 이전에 비해 약 두 배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지속하면 이와 같은 대형 기후재난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