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가평 논 절반이 ‘친환경 벼’…경기도 31개 시군 중 재배 비중 1위

[기획] 가평 논 절반이 ‘친환경 벼’…경기도 31개 시군 중 재배 비중 1위

전체 벼 재배면적 745㏊ 중 356㏊ 친환경 재배…6개 읍·면 429농가 참여
일반벼보다 농가소득 약 20% 높아…학교급식 연계로 안정적 판로 확보
드론방제비 50% 지원·친환경농자재 공급…고령화 대응과 생산비 절감 ‘두 토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경기도 가평군에서 재배되는 벼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친환경 재배면적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농자재 지원부터 드론방제, 학교급식 판로까지 생산과 유통을 연결한 지원체계가 농가소득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군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친환경벼 재배면적은 356㏊로 전체 벼 재배면적 745㏊의 약 48%를 차지하고 있다. 친환경벼 재배 비중으로는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친환경벼 생산에는 가평지역 6개 읍·면의 429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총 37개 단지에서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지역 논 두 곳 가운데 한 곳꼴로 친환경 농법이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군의 친환경벼 정책은 재배면적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생산비 절감과 노동력 부족 해소,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를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농촌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농가가 친환경 농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반 재배보다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생산관리와 노동력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군은 올해 친환경 학교급식용 쌀을 생산하는 37개 단지 전체 농가에 우렁이 종패 1만4천70㎏을 공급했다. 화학 제초제 사용을 줄이면서 잡초를 관리할 수 있도록 친환경 농법에 필요한 생산 기반을 지원한 것이다.

유기질비료 282톤과 드론방제용 친환경 약제 등도 공급했다. 여기에 가평군 농업기술센터 고형미생물센터에서 자체 생산한 유박비료 282톤을 추가로 지원해 농가가 부담해야 할 영농비용을 줄이고 친환경쌀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돕고 있다.

올해부터는 드론을 활용한 공동방제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다.

벼농사는 병해충 방제가 집중되는 시기에 상당한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가의 작업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평군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드론방제 비용의 50%를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방제비는 군이 절반을 부담하고 농협과 농가가 각각 25%씩 분담한다. 농가가 실제 부담하는 비용을 전체의 4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친환경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력과 경영비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구조다.

관내 벼농작물에 드론 방제를 하고 있다. [사진=가평군]

□ 생산만큼 중요한 ‘판로’…학교급식이 버팀목

군 친환경벼 정책의 또 다른 축은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다.

친환경 농산물은 생산에 성공하더라도 일반 농산물보다 높은 생산비용을 보전할 수 있는 판매가격과 지속적인 수요처가 확보되지 않으면 농가가 재배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

가평군은 친환경벼 대부분을 학교급식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판로를 연계해 농가가 수확 이후 판매처를 걱정하지 않고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생산 단계에서는 농자재와 방제비를 지원하고, 수확 이후에는 학교급식이라는 안정적인 소비처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친환경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생산량 확대보다 농가의 실제 수익과 판로 안정성에서 찾은 셈이다.

경제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군에 따르면 친환경벼 재배 농가의 소득은 일반벼 재배 농가보다 약 20% 높은 수준이다. 친환경농업이 환경보전이라는 공익적 가치뿐 아니라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는 농업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안정적인 학교급식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가격과 판로에 대한 농가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이는 다시 친환경농업 참여를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 임야 82% 가평의 농업 전략…‘면적보다 부가가치’

군이 친환경벼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지역의 지리적 특성도 자리하고 있다.

가평은 전체 면적의 약 82%가 임야로 구성돼 있어 대규모 농경지를 확대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농지 자체를 크게 늘리기 어려운 만큼 기존 농경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품질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친환경벼는 이러한 지역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농업 모델 가운데 하나다.

한정된 논에서 일반벼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학교급식과 연계해 안정적인 소비 기반까지 확보하면 농지 규모 확대 없이도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업 확대는 ‘청정 가평’이라는 지역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는 농업 방식이 확대되면 농업환경 보전과 친환경 지역 브랜드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과제는 현재 구축된 생산·유통 구조를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느냐에 있다. 농촌 고령화에 대응한 드론 등 농업기술 활용을 확대하고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인 소비처를 학교급식 이외의 영역으로 넓힐 경우 지역 농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태원 군수는 “친환경농자재와 드론방제비 지원, 안정적인 판로 확보 등이 친환경벼 재배 확대를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농업 지원을 강화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청정 가평의 이미지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군은 앞으로도 친환경 농자재와 생산기술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농가의 노동력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농업을 환경보전 차원을 넘어 농가소득과 지역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높이는 핵심 농업정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가평=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