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9000원 가족사진이 715만원으로”…최은석 의원, ‘사진관 바가지’ 칼 뺐다

“4만9000원 가족사진이 715만원으로”…최은석 의원, ‘사진관 바가지’ 칼 뺐다

저가 미끼광고 뒤 촬영 끝나자 고액 원본·상품 결제 요구…소비자상담 5년간 1만1786건
피해구제 1782건·분쟁조정 성립은 77건뿐…“촬영 전 최종가격 공개해야"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4만9000원짜리 가족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받아든 청구서는 715만원. 광고가격의 약 146배였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군 이른바 ‘가족사진 715만원 결제’ 논란이 단순한 황당 사례가 아니라 사진촬영업계에서 반복되고 있는 소비자 피해의 한 단면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 [사진=최은석 의원실]

‘싸게 찍어준다’는 광고로 소비자를 사진관 안으로 끌어들인 뒤 촬영이 모두 끝나 되돌리기 어려워진 시점에서 원본 파일과 액자, 보정 등을 이유로 고액 결제를 요구하는 영업 방식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27일 최은석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동구·군위군갑)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사진촬영업 관련 소비자상담은 1만1786건에 달했다.

2022년 2557건, 2023년 2302건에서 2024년 2934건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2583건이 접수됐다. 올해 역시 7월까지 1410건을 기록했다.

단순 상담에서 끝나지 않고 한국소비자원에 정식 피해구제를 신청한 사례도 같은 기간 1782건이었다.

2022년 312건에서 2023년 329건, 2024년 472건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 392건, 올해는 7월까지 벌써 277건이 접수됐다.

피해구제 처리 결과를 보면 문제가 더욱 선명해진다.

환급이 425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보제공 343건, 조정신청 286건, 계약이행 207건 등의 순이었다.

애초 계약과 실제 소비자가 받아들인 거래조건 사이에 분쟁이 발생해 돈을 돌려받거나 계약을 이행시키기 위해 별도의 소비자 구제절차를 밟은 사례가 상당했다는 얘기다.

분쟁에 얽힌 금액도 적지 않다.

피해구제 신청 건수에 연도별 평균 처리금액을 적용해 환산한 규모는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약 3억8908만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만 약 1억1108만원이었고 올해도 7개월 동안 약 7271만원으로 추산됐다.

더 큰 문제는 피해가 발생한 이후다.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까지 넘어간 사건은 최근 5년간 300건이었다. 이 가운데 처리가 끝난 222건 중 조정이 성립된 사건은 77건에 그쳤고 나머지 145건은 불성립 등으로 처리됐다.

조정 성립이나 조정 전 합의를 통해 실제 환급·배상이 확인된 64건의 금액을 환산하면 약 2498만원 수준이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촬영을 끝내고 카드를 긁는 순간부터 긴 싸움이 시작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최근 논란이 된 사례도 비슷했다.

5인 가족이 4만9000원이라는 저가 광고를 보고 가족사진을 예약했지만 모든 촬영을 마친 뒤 상담실에 들어가서야 원본 파일을 받으려면 600만원 이상을 추가 결제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결제액은 715만원까지 불어났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이후 업체의 대응이다. 당초 환불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던 업체 측이 소비자원 신고 이야기가 나오자 금액을 500만원으로, 다시 400만원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가 문제 삼지 않았다면 처음 제시된 고액 결제가 그대로 유지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격 산정의 투명성 문제까지 제기되는 대목이다.

비슷한 경험을 호소하는 글은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가족사진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포털과 SNS에는 여전히 ‘가족사진 4만9000원’, ‘1만원대 촬영’ 등을 내세운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핵심은 ‘촬영가격’과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게 되는 ‘최종가격’ 사이의 간극이다.

촬영료는 파격적으로 낮게 제시하면서 원본 파일과 보정, 액자, 추가 사진 등에 별도의 가격을 붙일 경우 소비자는 광고만 보고 자신이 최종적으로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더구나 모든 촬영이 끝난 뒤 가격을 통보받는다면 가족사진이라는 상품 특성상 소비자가 계약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도 이미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사진작가협회와 한국프로사진협회 등 관련 사업자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원본 파일을 비롯한 추가 비용을 촬영 전에 빠짐없이 안내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권고’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은석 의원은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사진 한 장 남기려는 소박한 마음을 저가 미끼 광고로 끌어들인 뒤 촬영이 끝나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백만원의 결제를 요구하는 얌체 영업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4만9000원이라고 광고해 놓고 마지막에는 수백만원짜리 청구서를 내미는 식의 영업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법으로는 가격공시와 촬영 전 전체 견적 고지 강화를 꺼내 들었다.

최 의원은 “촬영료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원본 파일, 액자, 보정 등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비용을 촬영 전에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촬영을 마친 뒤 현장에서 발목 잡히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은 반복적으로 민원이 발생하는 업체와 영업행태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단순한 권고에 그치지 말고 필요하다면 관계 법령과 소비자분쟁해결기준까지 손질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