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주주환원에 대한항공·아시아나 웃는 이유

'삼전닉스' 주주환원에 대한항공·아시아나 웃는 이유

'총 150조' 배당·자사주 매입 계획⋯달러 환전 불가피
추가 '환율 하락' 전망⋯항공株, 외환손실 감소·업황 개선
국제유가 안정세 '뒷받침'⋯대한항공 이번주 12%↑

[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이 항공주의 뜻밖의 호재로 떠올랐다. 15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과정에서 이들 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늘어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국제유가까지 안정세를 보이면서 항공주에는 환율과 유가의 '겹호재'가 형성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1시 39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50원(0.18%) 오른 2만8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7%대 급등 마감한 데 이어 이날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대한항공 보잉 777F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항공 종목 대장주인 대한항공은 전날까지 종가 기준 이번 주(20일~26일) 12.37% 상승했다. 계열사인 진에어는 같은 기간 14.59%로 상승률이 더 컸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9.26% 올랐다.

삼전닉스 '주주환원' 효과 ⋯"환율 더 떨어진다"

주가 상승률이 지지부진하던 항공주가 최근 뛰고 있는 이유는 환율이다. 올해 6월 1560원까지 치솟으며 1600원 선에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382.40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항공주는 대표적인 환율 하락 수혜주로 꼽힌다. 항공산업 특성상 항공기 임차료와 유류비 등 주요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항공사 비용 부담을 키운다. 고환율에 해외여행 수요가 감소할 경우 여객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항공사들의 실적 부진에도 고환율이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선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의 주주환원과 환율 간 관계성에 주목한다. 실제로 지난달 환율 하락 흐름은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조달한 달러화를 원화로 바꾼 영향이 크단 분석이다. 다만 이 공급 물량이 대부분 해소되면서 최근 하락 흐름도 완만해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이달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면서 환율 하락 기대감이 다시 살아난 모습이다. 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항공주에도 이목이 쏠린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1일 올해 최대 110조원의 주주환원 계획을 밝힌 상태다. 당장 올 3분기에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양사는 각각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위해 보유 중인 달러 물량을 매도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의 1차 하단을 1340~1350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권아민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기대가 달러 매도 심리를 키우고 있다"며 "글로벌 달러 약세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자금 유입을 시작으로 주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집중됐다"며 "연말까지 반도체 기업들의 환전 수요가 상당 부분 남아 있어 달러 공급 우위가 이어질 경우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최근 한 달간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네이버증권 캡처]

항공사들은 환율 하락만으로도 수천억원대의 재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마다 대한항공은 550억원 규모의 외화환산손실을 입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 풀 꺾인 국제유가 상승폭도 긍정적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고 있단 점도 항공주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중동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군사적 충돌이 대폭 줄면서 올 3월 개전 초기와 같은 유가 급등 양상은 사라졌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휴전 기간을 공식적으로 연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대이란 정책이 군사 행동이 아닌 경제적 압박으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별개로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해 임시 통항로 협의에 나서면서 이번 주 내내 국제 유가는 하락 곡선을 그렸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항공사 비용 부담도 완화된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항공유 가격 하락이 시차를 두고 연료비에 반영될 것"이라며 "하계 여객 성수기, 고부가 정보통신(IT) 화물 수요가 이어지며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과 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