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올해 2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작 가계가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근로소득은 명목 기준으로도 1%를 밑돌았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근로소득은 오히려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데이터처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29만 5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4.5% 증가했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1.5%로 집계됐다. 앞선 1분기 실질소득 증가율(0.4%)보다 개선된 수치다.
하지만 소득 항목을 뜯어보면 사정이 다르다. 근로소득은 321만 8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전소득은 93만 1000원으로 20.4% 급증했다. 이 중 공적이전소득이 27.6% 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박순옥 국가데이터처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적이전소득이 27.6% 증가한 것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2분기에 집행된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정부 재정지원이 소득 통계 개선을 이끈 셈이다.
문제는 명목 기준 근로소득 증가율 0.8%가 2분기 물가 상승세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6%, 5월 3.1%, 6월 3.2%로 매달 가팔라졌다. 2분기 평균 물가 상승률을 3.0% 안팎으로 볼 때, 근로소득 명목 증가율에서 물가 상승률을 제하면 실질 근로소득은 2%대 감소로 추정된다.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는 소득 항목별 실질 증가율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는다. 전체 소득에 대해서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 수치를 낸다. 이 때문에 근로소득의 실질 감소분은 명목 근로소득 증가율과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근거로 계산한 추정치다.
가계 전체 실질소득이 플러스로 나온 배경에는 이전소득의 급증이 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등 가계가 경제활동을 통해 얻는 소득은 물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체하거나 뒷걸음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소득 역시 97만 7000원으로 3.8% 늘었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증가율은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지원금 효과는 분배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2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97배로 전년동분기대비 0.48배포인트 하락했다. 시계열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 과장은 배경에 대해 "1분위 가구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영향으로 이전소득 상승률이 높았고, 반면 5분위 가구는 근로소득이 둔화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5분위 배율 개선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통계청 스스로도 이번 분배지표 개선을 구조적 흐름이 아닌 일시적 지원금 효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15만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3.8% 늘었지만, 근로소득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8만 3000원으로 7.5% 증가해 5분위보다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한편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3만 2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3.4%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69.2%로 전년동분기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가계가 늘어난 소득을 소비보다 흑자(저축)로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흑자액은 130만 2000원으로 9.6% 증가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