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전 대통령장 받은 이상재 선생…서천군 “공적 다시 평가해야”

64년 전 대통령장 받은 이상재 선생…서천군 “공적 다시 평가해야”

전문가 80여 명 포럼서 독립운동·교육·민족운동 재조명…대한민국장 재평가 기반 마련

[아이뉴스24 박준표 기자]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월남 이상재 선생의 훈격을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으로 높이기 위한 재평가 작업이 본격화됐다. 충남 서천군은 서훈 이후 60여 년간 새롭게 확인된 사료와 연구 성과를 다시 검증해 이상재 선생의 독립운동 공적을 보완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보훈부에 서훈 재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서천군은 지난 26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학계 전문가와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월남 이상재 선생의 독립운동과 역사적 의의’를 주제로 전문가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의 핵심은 이상재 선생에 대한 기존 평가를 현재까지 축적된 연구 성과를 토대로 다시 들여다보는 데 있다. 이상재 선생은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에 추서됐지만 이후 관련 사료가 추가로 발굴되고 독립운동사 연구도 상당 부분 진전됐다.

학계 전문가와 관계자 등 80여명이 ‘월남 이상재 선생의 독립운동과 역사적 의의’를 주제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서천군]

서천군은 당시 서훈 심사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던 활동과 새롭게 규명된 공적을 종합하면 선생의 독립운동사적 위상을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건국훈장은 대한민국의 건국에 공로가 뚜렷하거나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대한민국장·대통령장·독립장·애국장·애족장 등으로 나뉘며 대한민국장은 이 가운데 최고 훈격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상재 선생의 활동을 △생애와 시대 대응 △교육활동과 사상 △기독교 민족운동 △1927년 사회장의 역사적 의미 △독립운동가 서훈과 공적 재평가 등 5개 분야로 나눠 살폈다.

참석자들은 이상재 선생의 생애와 독립운동 활동을 분야별로 분석하면서 기존 서훈 과정에서 인정된 공적과 이후 새롭게 확인된 활동의 역사적 의미를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특히 서훈 재평가에서 핵심 근거가 되는 공적조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안도 논의됐다. 단순히 새로운 공적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료의 출처와 역사적 맥락을 면밀하게 검증해 자료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1927년 이상재 선생의 장례가 사회장으로 치러진 역사적 의미도 주요 논의 대상에 올랐다. 당시 사회장은 특정 종교나 단체를 넘어 사회 각계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상재 선생이 당대 민족사회에서 차지했던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사례라는 것이다.

선생의 교육·사회운동과 기독교계 민족운동 역시 독립운동의 연장선에서 보다 폭넓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독립운동을 무장투쟁이나 직접적인 항일 활동에만 한정하지 않고 교육과 계몽, 사회운동 등 민족 역량을 키운 활동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서훈 문제를 넘어 이상재 선생의 정신을 오늘날 지역사회에 어떻게 이어갈지를 놓고도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선생을 기리는 사업이 기념식이나 시설 조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상재 선생의 삶과 사상을 교육·문화 콘텐츠와 연계해 학생과 주민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인 선양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미래세대가 독립운동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지역 역사교육과 체험 프로그램, 문화사업 등으로 확장할 필요성도 거론됐다. 이상재 선생의 고향이라는 지역적 자산을 서천의 역사·문화 정체성과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천군은 이번 포럼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학술 검증 결과와 현재 추가로 발굴하고 있는 공적 자료를 종합해 기존 공적조서를 보완할 예정이다.

새롭게 확인된 사료의 신뢰성과 공적의 역사적 의미를 검토한 뒤 관련 연구자료와 주민 서명운동 결과 등을 함께 정리해 국가보훈부에 대한민국장 서훈 재평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서훈 재평가 추진과 함께 이상재 선생을 지역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자산으로 알리는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학술연구와 교육·문화사업을 연계해 선생의 독립운동 정신을 지역 안팎으로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유승광 서천군수는 “이상재 선생의 독립운동사적 위상과 공적을 충실히 규명해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장 서훈 재평가 추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의 삶과 정신이 단순히 과거의 역사로 남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일상과 문화 속에서 미래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선양사업도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천=박준표 기자(asjunpy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