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커피 좀 안 던져주나" 자작극 정이한…"물 대신 녹차라떼" 이유는

"누가 커피 좀 안 던져주나" 자작극 정이한…"물 대신 녹차라떼" 이유는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른바 '피습 자작극'을 벌인 혐의를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공범과 자세한 상황을 세세하게 계획한 것으로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피습 자작극 의혹을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8일 부산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2026.7.8 [사진=연합뉴스]

26일 정씨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정씨와 공범 A씨는 2019년 헬스장 회원과 트레이너로 처음 만나 개인 훈련(PT)을 받으며 친분을 쌓았다.

정씨는 지난 4월 초께 낮은 인지도에 대해 한탄하며 A씨에게 "유세 중 누가 쓰러지면 내가 심폐소생술을 해줄 텐데" "내가 화분이라도 맞았으면 좋겠다" "누가 커피 좀 안 던져주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에 A씨가 "뭐라도 던져드릴까요"라고 맞장구치면서 두 사람의 대화는 실제 '피습 자작극' 모의로 이어진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사건을 하루 이틀 앞둔 4월 25∼26일 정씨는 A씨가 운영하는 헬스장을 찾아가 "관장님이 도와줄 일이 있다. 4월 27일까지 무조건 해야 한다"며 유세 도중 자신에게 음료를 던져달라고 부탁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씨는 음료 종류부터 차량 동선, 대사, 복장까지 구체적으로 계획했다.

정씨는 "물은 색깔이 남지 않으니 녹차라테처럼 색깔이 남을 수 있는 것을 던져달라"고 했고, 자신이 명함을 건넬 때 차량 창문을 내려 음료를 뿌려달라고 했다.

차량이 음료를 뿌리기 좋은 위치로 들어올 수 있도록 좌회전 차선으로 진입하라는 동선까지 알려줬고, 음료를 던지면서는 "어린놈이 무슨 시장이냐"라고 말하면 추가로 인지도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 냈다.

음료 투척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씨는 A씨에게 다른 사람의 차량을 이용하고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수행원들이 범행 차량에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누구한테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안심시킨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만약 붙잡히더라도 자신이 선처해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고 "내가 다 책임지겠다"는 말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범행이 들통날 경우의 형사책임도 가볍게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해봐야 상해 정도 걸리겠네요"라고 말하며 범행을 수락했다.

하지만 실제 사건은 개인 간 상해죄가 적용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직선거법상 선거 자유 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중대 범죄와 관련한 죄명이 적용되는 행위였다.

허위 자작극으로 경찰관 18명이 현장에 출동했고, 폐쇄회로(CC)TV 영상 확보·분석, 차량 추적, 현장 감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증거물 감정, 광범위한 탐문과 사건 관계인 조사가 진행됐다.

국가정보원과 대테러협의회까지 진행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