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현직 교사들에게 거액을 주고 교재에 사용할 수학 시험 문항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은 '일타강사' 현우진 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이재욱 부장판사)은 이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 씨와 현직 교사 2명, 교재 개발업체 실장 A씨 등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현 씨는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현 씨는 A씨와 공모해 지난 2020년 3월∼2023년 5월까지 현직 교사 2명으로부터 자체 교재에 사용할 수학 시험 문항을 받는 대가로 총 3억 46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현 씨가 경쟁 업체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교직 경험, EBS 교재 집필 경험 등 문제 출제 역량을 갖춘 현직 교사들로부터 문항을 공급받으려 했다고 판단했으며 현 씨에게 문항을 판매한 교사들에 대해서는 국가공무원법상 겸직금지 규정 위반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문항 거래 계약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주고받았을 뿐"이라는 현 씨와 교사들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 판사는 "사적 거래 형식을 갖췄더라도 공직자에게 (반대급부를) 현저히 초과하는 금품이 제공됐다면 채무 이행이란 형식만 갖춘 것으로 (금지되는) 금품수수에 해당하지만, 현 씨 등은 현직 교사 외에도 전문 업체들로부터도 문항을 공급받았고 이들에게 지급한 금액도 (교사들에게 지급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했다면, 직무수행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자를 처벌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고 형사처벌은 문제해결의 최후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청탁금지법 제8조 3항 3호에 따르면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權原)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 등'은 청탁금지법상 수수가 금지되는 금품에 해당하지 않으며 법원은 현 씨가 교사들에게 지급한 돈이 청탁의 대가가 아닌 문항을 사고팔기로 한 계약에 따른 대가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현 씨가 또 다른 현직 교사에게도 배우자 명의 계좌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7530만원을 송금한 혐의에 대해서도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이 돈 역시 문항 제공에 대한 대가로 인정되고, 지급액도 문항의 가치에 상응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해당 교사들이 현 씨 측에 판매한 문항을 자신들이 근무하는 학교 시험에 출제하지 않은 점 역시 무죄 근거가 됐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