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농가마다 따로 짓던 농사를 공동영농으로 묶고 생산에 머물던 농업을 가공·유통·체험까지 확장한 경북의 ‘들녘특구’가 농가소득을 높이는 새로운 농산업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공동영농 참여 농가의 배당소득이 기존 벼농사보다 최대 2.1배 높아지고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활용한 식당이 월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농사를 잘 짓는 것’을 넘어 ‘농업으로 돈 버는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2023~2024년 ‘경북 농업대전환’의 핵심 전략으로 추진한 포항·경주·구미·울진 등 4개 들녘특구가 공동영농을 기반으로 지역별 농산업 모델로 성장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들녘특구는 조성 단계부터 전담 조직과 기술자문단을 구성해 지역별 농업환경과 특성을 분석하고 경쟁력 있는 작목과 작부체계를 설계했다. 공동영농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생육 단계별 현장기술 지원과 재배 컨설팅도 이어왔다.
특히 농지를 연중 활용하는 이모작 체계가 정착되면서 특구별 재배면적은 150㏊ 이상으로 확대됐다.
소득 효과도 뚜렷하다. 공동영농 참여 농가의 배당소득은 3.3㎡당 3000~4500원으로 기존 벼농사보다 1.5~2.1배 높았다. 농지를 위탁한 농가 역시 3.3㎡당 2000~3000원을 받아 기존 임대소득보다 1.5~2.5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콩 파종기와 수확기에 많은 비가 이어지면서 침수와 습해 피해로 수확량이 감소해 참여 농가의 배당소득이 전년보다 다소 줄었다. 하지만 일반 농가보다 높은 소득을 유지하면서 기상재해에 따른 생산 위험을 공동체가 나누는 공동영농의 효과를 보여줬다.
들녘특구의 변화는 생산 단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역별 특화마을을 중심으로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유통하고 외식과 체험·관광까지 연결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경주 특구는 직접 생산한 콩과 밀로 즉석두부와 콩물을 만들어 판매하고 ‘들녘한끼 1호점’인 ‘성지콩밭’을 운영하고 있다.
순두부짬뽕과 마파두부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가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6월 개점 이후 하루 평균 200명 이상이 찾고 있다. 월 매출도 약 5000만원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구미 특구는 경북 최초의 우리밀 전문 제분시스템을 기반으로 자체 제품인 ‘구미밀가리’를 출시했다.
지난해 제과·제빵과 떡볶이 등 지역 23개 협업 업체에 400톤을 공급했고 올해는 농심과 우리밀 라면을 시범 출시해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다. 통밀가루와 부침가루, 밀기울, 맥아밀가루 등으로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포항 특구는 체험전용 딸기 양액하우스와 카페형 가공·체험 공간을 연계한 딸기 ‘동화나라’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잡곡 전용 중소형 도정시스템도 도입해 연간 약 100톤의 잡곡을 소포장 상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울진 특구는 두유 수출 전문기업 ㈜다원과 검정콩 50톤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수익 확보에 나섰다. 고품질 콩 생산부터 유통까지 연결하는 콩 산업화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은 앞으로 특구별 생산·배당 실적과 공동체 운영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해 사업모델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단순한 공동영농에서 벗어나 ‘생산→가공→유통→체험’으로 이어지는 수익구조를 만들고 여기서 발생한 부가가치가 다시 농업인에게 더 많은 배당으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장은 “들녘특구의 성과는 사업계획 단계부터 함께한 농업인들의 도전과 기존 농업의 틀을 깨는 참신한 발상이 더해져 이룬 결과”라며 “민선 9기에도 혁신을 이어가 대한민국 미래 농업을 이끄는 성공모델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