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 난제, 양자컴퓨터로 직접 풀어본다 [지금은 과학]

산업 현장 난제, 양자컴퓨터로 직접 풀어본다 [지금은 과학]

‘퀀텀 리프레이밍 챌린지 2026’ 개최

양자칩. 현재 양자컴퓨팅은 큐빗을 늘리는 것보다 오류 수정의 시대라고 표현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오류 수정을 통한 기술개발 앞에 놓여 있는 게 양자컴퓨팅의 현주소이다. [사진=정종오 기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금의 컴퓨터와 양자 컴퓨터를 같은 선상에 놓고 보면 안 된다.

‘망치’로 비유하면 지금의 컴퓨터는 여러 곳의 구멍에 어떤 못이든 박을 수 있고 돌멩이도 깨는 등 ‘만능 망치’의 역할을 한다. 양자컴퓨터는 ‘모든 구멍’이 아니라 ‘특수한 구멍(이차전지, 신약, 금융 등)에만 못을 빠르게, 정확하게 박을 수 있는 ‘특수 망치’의 역할을 한다.

일반컴퓨터가 ‘범용성’을 가진다면 양자컴퓨터는 ‘특수한 목적의 특수성’을 지닌다. 일반 컴퓨터가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이라면 양자컴퓨터는 전문 영역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거대한 실험실’이다.

이런 획기적 양자컴퓨터를 왜 곳곳에 설치하지 못하는 것일까. 값은 비싼데 오류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20큐빗 초전도양자컴퓨터가 구축돼 있다. 1대를 구축하는데 3평(9.9㎡) 정도 공간이 필요하고 구축 비용은 재룟값만 약 15억원이다. 100큐빗 정도의 양자컴퓨터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른다.

양자컴퓨터는 큐빗(Qubit, 양자 컴퓨터에서 정보를 표현하고 처리하는 기본 단위)을 늘리는 것만큼 오류 또한 많다. 양자컴퓨터는 ‘오류와 싸움’ ‘오류 정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일반 컴퓨터는 전기 신호(0과 1)가 매우 안정적이다. 계산 중 오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양자컴퓨터의 큐비트는 극도로 예민하고 취약해 오류 제어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이다. 미세한 외부 자극에도 큐빗의 중첩과 얽힘 상태가 쉽게 깨진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는 20큐빗 4대, 50큐빗 1대의 초전도 양자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20큐빗은 3평 크기에 구축 비용은 약 15억원에 달한다. [사진=정종오 기자]

실제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산업 난제를 풀어보는 대회가 열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배경훈)는 26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퀀텀 리프레이밍 챌린지(Quantum Reframing Challenge) 2026’ 결승전을 개최한다.

양자 기술이 연구실을 넘어 산업화로 이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12일 양자 분야를 미래성장동력 ‘7대 시드(SEED)’의 차세대 프런티어 분야로 선정한 바 있다. 첨단기술을 미래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었다.

이번 대회는 시드(SEED)의 속도감 있는 이행을 뒷받침하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도입·구축 중인 아이온큐(IonQ) 100큐비트 이온트랩 양자컴퓨터의 본격 활용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했다. 양자컴퓨터의 산업적 활용 사례(Use-case)를 직접 도출하고 이를 실제 양자컴퓨터로 풀어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 6월 19일부터 진행된 예선에는 총 73개 팀, 214명이 참가했다. 이 중 54개 팀이 제조·소재·금융·최적화·인공지능(AI) 등 산업·공공 문제에 기반한 기획서를 제출하고 평가를 거쳐 12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자유 주제와 별도로 후원기업의 실제 산업 문제를 출제하는 ‘코오롱 커스텀 트랙’을 운영해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함께 다루도록 했다.

본선에 진출한 12개 팀의 과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기존 고전컴퓨터의 계산법이 틀리는 지점을 양자컴퓨터로 바로잡는 계산과학형 과제이다. 암모니아 합성 촉매의 질소분자 결합 절단 에너지 계산(팀 ‘양자야호’), 반도체 증착·식각 전구체 계산의 교정(팀 ‘슈뢰딩거의 강아지’), 배터리 전해질 첨가제의 분해경로 예측(팀 ‘친자양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고전컴퓨터로는 최적해를 찾기 어려운 문제를 양자컴퓨터에 맞는 형태로 바꿔 푸는 조합최적화형 과제이다. 하나의 레일을 공유해 서로 추월할 수 없는 항만 야드 크레인의 작업 배정(팀 ‘김행인’), 방음벽으로도 막을 수 없는 야외 공연장 저음역 소음의 방향 제어(팀 ‘DEEPDIVE’), 대형 재난 희생자 신원확인 과정에서 혈연이 얽혀 조합이 폭증하는 구간의 탐색 가속(팀 ‘양아들’) 등이 대표적이다.

본선 진출팀들은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이온트랩(아이온큐), 중성원자(파스칼), 광자(콴델라) 등 서로 다른 3개 방식의 실제 양자컴퓨팅 환경에서 직접 구현,검증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고전컴퓨팅 방식과 비교·분석 결과, 산업 적용 가능성과 한계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평가한다.

종합 심사결과에 따라 상위 5개 팀에 주요 시상을 진행한다. 대상 1개 팀에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상(대상, 상금 700만원)을 준다. 최우수상 2개 팀(KISTI 원장상, 상금 400만원), 우수상 2개 팀(한국양자융합센터장상, 상금 250만원) 등 총상금은 2000만원이다.

콴델라,파스칼,코오롱 등 후원기업이 특별상을 제공한다. 수상팀에는 양자컴퓨터 사용 시간, 인턴십과 콴델라 프랑스 본사 견학, 개념검증 후속지원 등 글로벌 양자기업과의 협력 기회가 제공된다.

김성수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양자컴퓨터는 모든 산업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치는 기술이면서 고전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핵심전략기술”이라며 “7대 SEED 양자 분야의 속도감 있는 이행을 위해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개발·도입뿐 아니라 산업적 활용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