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석 경북도의원 집요한 문제제기, ‘학생 마음건강 안전망’으로 결실

정한석 경북도의원 집요한 문제제기, ‘학생 마음건강 안전망’으로 결실

초선 때 던진 학생 자살·자해 문제…정책연구 거쳐 의회·교육청·경찰·소방 공동대응으로
연구보고서에 머물지 않은 지방의회 정책연구…‘문제 제기→연구→정책→제도화’ 선순환 주목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한 경북도의원이 초선 시절부터 놓지 않았던 학생 마음건강 문제가 정책연구를 거쳐 관계기관 공동 대응체계로 구체화되고 있다. 지방의회의 정책연구가 ‘보고서 한 권’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정책을 움직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북도의회 정한석 교육위원장(칠곡1·국민의힘)이 제12대 의회 초선 교육위원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학생 자살·자해와 마음건강 문제가 경북교육청과 경북도, 경찰, 소방 등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대응체계로 발전하고 있다.

정한석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장 [사진=경북도의회]

정 위원장이 처음부터 강조한 것은 ‘학생 마음건강 문제를 학교와 교육청만의 책임으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학생의 자살·자해와 같은 고위기 상황은 학교 현장의 상담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경찰·소방, 보건·의료기관까지 연결하는 지역사회 차원의 대응망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정 위원장은 이를 단순한 의정발언에 그치지 않고 정책연구로 끌어올렸다.

2024년 경북도의회 ‘교육거버넌스 정책연구회’ 대표의원을 맡아 '지자체와 교육청과의 교육협력 체제 구축 및 활성화 방안 정책연구'를 추진했다.

연구에서는 학생 자살예방을 비롯해 어느 한 기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교육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도청과 교육청, 지역 유관기관이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공동 대응하는 ‘교육거버넌스’ 구축 필요성이 제시됐다.

연구 결과는 실제 정책으로 이어졌다.

경북교육청은 2025년 ‘학생 마음건강 다품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총 12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는 정 위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의회와 교육청, 경찰청, 경북도 소방본부·교육청소년과·보건정책과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핵심은 학생 자살·자해 등 고위기 상황을 특정 기관의 업무로 분리하지 않는 것이다.

위기학생 조기 발견에서 상담과 치료, 긴급상황 대응, 이후 사후관리까지 각 기관이 가진 전문성과 지원체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정 위원장의 문제 제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협의체 출범 이후에도 일회성 또는 임의적 협력에 머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2025년 '교육거버넌스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연구'를 후속으로 추진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학생 자살·자해 예방과 마음건강 지원을 위한 지자체·교육청 간 실질적인 거버넌스 운영방안을 제시하고, ‘(가칭) 경상북도 마음건강 통합지원협의체’의 정기적 운영과 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성까지 제안했다.

정 위원장의 의정활동이 ‘현장 문제 발견→의회 문제 제기→정책연구→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후속 연구를 통한 제도화’로 이어진 셈이다.

특히 이번 사례는 지방의회 정책연구용역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정책연구용역이 결과보고서를 만드는 데 그친다면 정책 현장의 변화로 연결되기 어렵다. 반면 현장의 구체적인 문제에서 출발해 전문가 연구로 객관성을 확보하고, 연구 결과를 집행기관 정책에 반영한 뒤 다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한다면 지방의회의 정책 기능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협의체 출범 자체가 성과의 종착점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실제 위기상황에서 학교가 위험신호를 발견했을 때 상담과 전문치료, 긴급구조와 보호, 사후관리까지 얼마나 신속하게 연결되는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 기관 이름을 나열한 협력체계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다음 과제다.

정한석 위원장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25일 정 위원장은 “초선 교육위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 이후 학생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면서 이 문제를 교육청 한 기관의 책임으로만 바라봐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한 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학교와 교육청은 물론 도청과 경찰, 소방, 보건·의료 등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품협의체가 출범한 것만으로 학생 자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협의체가 형식적인 회의기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위기학생이 발생했을 때 기관 간 칸막이를 넘어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상담과 치료, 보호와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실질적인 학생 안전망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