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미곡창고가 문화공간으로…당진 ‘소금창고’ 우수건축자산 등록

일제강점기 미곡창고가 문화공간으로…당진 ‘소금창고’ 우수건축자산 등록

충남 제5호 지정…‘합덕백쌀카페’ 이어 당진 두 번째

[아이뉴스24 박준표 기자] 일제강점기 미곡을 보관하기 위해 지어진 당진의 옛 창고가 근대 건축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광복 이후 소금창고로 쓰였던 건물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생될 전망이다.

당진시는 송산면 당산리 ‘소금창고’가 충청남도 제5호 우수건축자산으로 공식 등록됐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3월 충남 제4호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된 ‘합덕백쌀카페’에 이어 당진에서 두 번째로 지정된 사례다. 당진에 남아 있는 근대 산업 건축물의 역사적·건축적 가치가 잇따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금창고 외부 [사진=당진시]

당산리 소금창고는 일제강점기 ‘조선미곡창고계획’의 표준설계도에 따라 지어진 미곡창고다. 당시 곡물을 저장·관리하기 위해 건립된 산업시설로, 내부에는 목조 트러스 구조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다.

외벽에는 섬세한 빗살무늬 나무널 벽체가 적용돼 있는 등 당시 창고 건축의 구조와 재료적 특징을 보여준다. 앞서 우수건축자산으로 지정된 합덕백쌀카페와도 비슷한 구조와 재료를 공유하고 있다.

광복 이후에는 소금창고 등으로 활용됐다. 산업시설로서의 기능이 줄어든 뒤에는 사실상 근대 건축유산으로 남았고 최근 들어 전시·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재생사업이 추진됐다.

다만 오래된 건축물을 현대적인 문화시설로 바꾸는 과정에서 현행 건축관계법령이 걸림돌이 됐다.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안전과 이용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일반 건축물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사업 추진에 제약이 따랐다.

당진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수건축자산 등록을 추진했다.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면 건축물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범위에서 일부 건축 관련 규정의 완화와 특례 적용이 가능해진다.

소금창고 내부 [사진=당진시]

이번 등록으로 당산리 소금창고도 원형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담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당진시는 이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인 ‘Artainment ODO(아트테인먼트 오도)’로 재생할 계획이다. 과거 산업시설의 흔적은 보존하되 전시와 문화예술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해 시민과 방문객이 찾는 지역 문화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시는 특히 이번 사례를 근대 산업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동시에 추진하는 도시재생 모델로 보고 있다. 오래된 건축물을 철거하거나 단순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화 기능을 입혀 지역의 자산으로 되살린다는 점에서다.

지난 3월 등록된 합덕백쌀카페에 이어 당산리 소금창고까지 우수건축자산에 이름을 올리면서 당진의 근대 건축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할 기반도 한층 넓어졌다.

조숙경 당진시 건축과장은 “송산 당산리 소금창고는 보존과 활용이 활발히 이뤄진 뜻깊은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당진 곳곳에 숨어 있는 근대 건축물 가운데 보존 가치가 높고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건축자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당진=박준표 기자(asjunpy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