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이창동 감독이 '가능한 사랑'을 연출하게 된 과정과 함께 전도연과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창동 감독의 8년 만 신작으로 전도연과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출연한다.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이라는 영화는 사람에 따라,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다르게 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사랑에 관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고 사람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사랑, 또는 해야만 하는 사랑에 관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사실 영화를 쉽게 찍지 못하는 감독이다. 시나리오를 쓰고 고민하고 하면서도 쉽게 영화에 들어가지 못하는 건 '이 영화가 과연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고, 자기 확신이 들지 못하면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성격을 가졌다"라며 "영화를 만들 때 고려하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 영화 이 이야기가 나한테 의미가 있느냐' 또 '이 영화가 관객한테 의미가 있나' 그리고 내가 하려고 하는 '이 영화가 영화적으로 의미가 있나' 이 세 가지를 납득하지 못하고, 확신이 서지 않으면 시나리오를 다 쓰고도 결국 접고는 했다. 사실 '가능한 사랑' 이야기도 저한테는 굉장히 오래된 프로젝트였다"라고 전했다.
그 시작은 10여 년 전에 있었던 대기업의 대규모 집단 해고와 함께 총파업, 또 그 파업을 공권력이 강제 진압하는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 사건이라고. 그는 "그때 이걸 영화로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파업 과정 또는 파업하던 노동자들의 저항이 어떻게 파괴됐나, 진압이 됐나 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다룬 다큐멘터리도 있고, 내가 이걸 다시 극 영화로 한다는 게 과연 이게 맞는 건지, 심지어는 극적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게 윤리적인 건지라는 생각까지 들었기 때문에 결국은 덮어 두었던 것이었다"라고 밝히며 "시간이 지난 뒤에 노동 문제는 점점 한국인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의 삶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됐고, 노동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사라져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이야기를 지금 해야 되지 않냐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고, 다큐멘터리 감독의 이야기와 결합을 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노동자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영화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가 함께 결합이 되면서 이게 제 이야기가 되었다"라고 '가능한 사랑'을 만들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도연, 설경구 두 사람이야말로 '미옥'과 '호석'이라는 이 인물에 딱 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고 생각했다"라며 "전도연 씨가 맡은 '미옥'은 되게 현실적인 인물이고, 생활력이 강하다라는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운 생명의 에너지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온갖 삶의 질곡을 이겨내면서도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인물로 이를 해낼 수 있는 배우가 전도연이었고 연기를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그 인물로 살아갈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라고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설경구 씨는 '호석'이라는 인물의 내면의 어두움을 표현 할 수 있는 배우다. 무엇보다도 그 인물이 갖고 있는 어떤 다양한 감정들, 이런 걸 몸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라며 "두 사람이 이 인물의 아주 적역이라기 보다는 그냥 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상우'와 '예지' 역할이 쉽지 않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연기하기도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인성과 조여정 역시 그 인물에 훌륭하게 맞는 배우라고 생각했고, 두 배우만이 두 인물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인성 씨가 맡은 '상우'는 새로운 유형의 남성성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특히 조인성 씨는 전작들에서 '상우' 같은 역할은 보기 좀 힘들었는데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조여정 씨가 맡은 '예지'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자의식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고 지적인 인물이다. 조여정 씨는 배우로서 지적인 것과 감성적인 걸 함께 갖기가 쉽지 않은데 그걸 갖추고 있는 배우고, '예지' 같은 인물이 머리로 분석해 가지고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 몸으로 이해해야만 되는데 조여정 씨는 그걸 이해한 배우였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관객들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사람들의 삶, 노동이든 영화 작업이든 또는 삶의 여러 가지 모습과 감정이든, 한가지는 분명하게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자유'"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노동 문제든지, 노동과 자본의 문제든지, 우리 인간의 삶이 크게 변화하고 바뀌고, 고통을 겪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삶의 구조가 어떻게 바뀌든지 인간이 그걸 넘어설 수 있는 건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자유'에 대한 생각이라고 믿는다"라며 "자본이 어떤 식으로 우리를 규정하고 우리의 삶의 여러 가지 조건들을 박탈하더라도 우리 개개인은 자신만의 자유로움으로 그걸 이겨 나갈 수 있고, 자기만의 자유로움은 자기 것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가능한 사랑'은 오는 9월 23일 극장 개봉 후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