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가맹사업자단체 등록요건 완화 검토…30~300개 과도 강화"

주병기 "가맹사업자단체 등록요건 완화 검토…30~300개 과도 강화"

최소 30명·1000명 요건 모두 손질 시사
9월14일 입법예고 종료 앞두고 시행령 재검토 가능성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가맹점 사업자 단체 등록 요건과 관련해 요건 완화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주 위원장은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가맹점 30개에서 300개 사이 구간은 과도하게 강화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일 의원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이날 주 위원장은 답변은 지난 3일 입법예고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 수치 요건들이 중간·소규모 브랜드에 실질적으로 더 높은 문턱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주무 부처 수장이 직접 인정한 것이다. 입법예고 기간(9월14일까지) 중 시행령 조문 수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는 가맹점주와 가맹본부 사이의 협상력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도입됐다. 가맹사업법은 그동안에도 가맹점사업자단체가 가맹본부에 거래조건 협의를 요청할 수 있고 가맹본부는 성실히 응해야 한다는 조항(제14조의2)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단체의 대표성을 판단할 기준이 없고, 가맹본부가 협의에 불응해도 제재할 근거가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015년 처음 논의된 지 10년 만인 지난해 12월 국회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가맹점사업자단체를 공정위에 등록해 공적 대표성을 부여하고, 가맹본부가 등록 단체의 협의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시정명령 대상이 되도록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법은 올해 12월31일 시행된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과 고시 제정안은 이 개정법 시행에 맞춰 '등록 요건'과 '협의 절차'의 구체적 수치·기준을 정하기 위해 지난 8월3일 나란히 예고됐다.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 비율요건을 10%, 최소 가입 수 요건을 1000개로 설정했다.

주 위원장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생태계를 보면 아주 극소수의 거대 프랜차이즈가 상당히 많은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대기업·중소기업 생태계에 빗댔다. 이어 "저희가 이제 너무 그쪽에 집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세 가맹 프랜차이즈에 대해서는 협상권 요건을 강화해서 처음에 준비했는데, 과도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발언은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싼 그간의 논란과 맞닿아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동일 영업표지를 사용하는 가맹점주의 10% 이상 또는 1000명 이상이 가입한 단체는 공정위에 등록할 수 있다. 다만 10% 요건을 적용할 때는 최소 30명 이상이 가입해야 한다는 하한선을 뒀다. 이 하한선 때문에 가맹점 300개 이상인 브랜드는 10% 요건이 그대로 적용되지만, 가맹점 30~300개 사이 브랜드는 실질 가입률이 최대 60~100%까지 뛰어오르고, 가맹점 30개 미만 브랜드는 아예 등록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는 가맹점 300개 이상 브랜드가 전체의 1.1%에 불과하다고 분석해왔다.

'1000명 이상' 요건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이는 가입률이 10%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가입 점주 수가 1000명 이상이면 별도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한 대안적 요건인데, 업계에서는 사실상 초대형 브랜드에만 해당하는 비현실적인 기준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주 위원장은 이날 이 요건에 대해서도 조정 필요성을 인정하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강일 의원은 앞서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맹사업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의 한계와 단체협의권 실효성 확보 방안' 토론회에서 최소 30명 하한선과 1000명 요건을 포함해 시행령 전반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민병덕·박주민 의원 등도 전체 가맹본부의 88.1%가 가맹점 30개 미만이라는 공정위 자료를 근거로 '최소 30명 하한선'을 독소조항으로 지목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도 이 하한선 철회를 촉구해왔다.

등록 요건의 구체적 비율·인원 기준은 시행령에 위임돼 있어, 이번 위원장 발언대로 요건이 조정될 경우 시행령 재입법예고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공정위는 입법예고 기간 접수된 의견을 검토한 뒤 개정 가맹사업법이 예정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과 고시 제정 작업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