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성적표'가 나온다.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 엔비디아가 오는 27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다. AI 서버 가격이 뛰는 상황에서도 빅테크들이 투자를 이어갈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출하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날지가 HBM과 서버용 D램을 둘러싼 메모리 호황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7일 새벽 5시쯤 2027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 예상 매출은 920억달러(약 127조원), 주당순이익(EPS)은 2.09달러다. 전망대로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0% 이상 늘며 역대 최대치를 다시 쓰게 된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2분기 실적 자체보다 3분기 가이던스와 수익성, 차세대 GPU 출하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AI 투자 전망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서버용 D램 수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직전 분기 비-GAAP(비-일반회계)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75%였다. 메모리와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지킬 수 있는지가 확인 대상이다.
현재 주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공급과 차세대 '베라 루빈' 출하 계획도 관심사다. 블랙웰에서 베라 루빈으로 바뀌는 과도기에 있는 만큼, 신제품 출하 일정과 물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수요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최근 AI 서버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대형 고객사들에 상당수의 AI 서버 가격을 15% 넘게 인상한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버 가격이 올라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빅테크가 투자를 줄이지 않는다면 AI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가격도 강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은 올해 2분기 53~58% 오른 데 이어 3분기에도 13~18% 추가 상승할 전망이다.
생성형 AI 투자 확대로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 업체들은 HBM과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생산 능력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을 통해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세가 확인될 경우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자 우위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I 투자 자금의 지속 가능성도 변수다. 엔비디아는 최근 블랙록·블랙스톤·골드만삭스 등 6개 금융회사와 5000억달러(약 690조원) 이상 규모의 AI 인프라 금융 플랫폼 구축 계획을 내놨다.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대규모의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와 GPU 수요를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엔비디아가 지원한 자금이 다시 자사 GPU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두고 '순환 금융'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실적에서는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울 만큼 AI 투자와 실제 수요가 견조한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AI 투자심리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라며 "다음 분기 가이던스 상향 여부와 매출총이익률 방어, 블랙웰 램프업(증산) 및 루빈 출하 전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