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선거 때 내건 약속은 당선되는 순간부터 ‘공약’이 아니라 시민에게 갚아야 할 책임이 된다.
민선 9기 대구시정을 이끄는 추경호 대구시장이 취임 초반 첫 공약 평가에서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공약을 얼마나 화려하게 제시했느냐보다 목표와 재원, 이행 절차까지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했는지를 평가한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4년 시정의 실행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대구시는 추경호 시장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24일 발표한 ‘2026 매니페스토(지방선거부문) 약속대상’에서 전국 광역 시·도지사 대상 ‘선거공약서’ 분야 우수 수상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약속대상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유권자에게 제시된 정책공약을 대상으로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주민 참여성 등을 평가해 책임 있는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지난 6월 4일부터 전국 광역·기초단체장과 교육감 당선자의 공약 자료를 전수조사해 1차 평가를 진행했다. 이후 공적서 심사 등을 포함한 2차 평가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가렸다.
평가 잣대도 단순하지 않았다.
목표가 얼마나 구체적인지, 정책의 우선순위가 명확한지부터 이행 절차와 기간이 현실적으로 설계됐는지,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지 등을 들여다봤다.
여기에 공약이 후보자의 철학과 비전에 부합하는지, 작성 과정에 시민 의견을 반영하는 민주적 절차가 있었는지까지 모두 7개 핵심 영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추 시장은 전국 광역 시·도지사 가운데 세종·충남과 함께 ‘선거공약서’ 분야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시는 단순한 사업 목록을 제시하는 데 머물지 않고 공약별 목표와 추진 방향을 구체화한 점과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를 갖춘 부분 등이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상은 민선 9기 대구시정의 ‘설계도’가 외부 평가에서 일단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공약 평가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선거공약서가 시민에게 보여준 ‘계획표’라면 앞으로 남은 것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이를 시민이 체감하는 결과로 바꾸는 일이다. 특히 대형 프로젝트나 장기간 재원이 필요한 사업은 정부 정책과 국비 확보, 경제 여건 등 외부 변수까지 넘어야 한다.
대구시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민선 9기 시정비전인 ‘변화와 성장, 더 나은 내일’을 구체적인 정책 성과로 연결하는 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공약사업별 실천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시민이 직접 공약 추진 상황을 확인하고 평가할 수 있는 참여형 이행 점검 체계도 강화한다.
결국 임기 말 시민들이 받아들 성적표는 ‘몇 개의 상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몇 개의 약속을 지켰느냐’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은 축하와 동시에 책임의 무게를 더하는 출발점인 셈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이번 약속대상 선정은 240만 대구시민과 함께 만든 공약의 우수성과 진정성을 대외적으로 공인받은 뜻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민과의 약속을 시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이행을 통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구의 미래 변화를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