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캐나다가 무역협상 결렬 이후 20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미국에 사실상의 '무역전쟁'을 선언했다.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0시부터 약 20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대상 품목은 일부 유제품, 맥주·와인 등 주류, 하키용품, 기계, 섬유, 시멘트, 가구 등이다.

이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오타와에서 연설을 통해 "그들이 제안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들이 요구한 것을 내어주지도 않을 것"이라며 "달러에는 달러로, 캐나다는 미국의 새 관세에 동일한 규모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공격받았고, 공격을 받았다면 전쟁 상태라는 의미"라며 내달 8일부터 미국산 철강, 낙농품, 가전제품, 농기계, 펄프, 종이 등에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상은 막판까지 양측이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뤘으나, 미국 일부 업계와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 인사의 반발로 최종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양국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50%에서 25%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나 미 알루미늄 업계가 제동을 걸었다. 원자재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낮추더라도 가공제품에는 50% 관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역시 부문별 관세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캐나다 측이 요구한 미국산 부품 관세 환급 혜택의 북미산 전체 확대 적용을 미국이 거부했고, 막판에 중·대형 트럭을 관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려 한 점도 갈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측은 또한 미국이 △캐나다의 프랑스어 문화 보호 조치 약화 △타국과의 무역 협상 제한 등을 막판 조건으로 밀어붙였다며 "이는 권력 다툼이자 주권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협상 결렬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카니 총리가 협상 결렬을 통해 미국의 주요 동맹국 중 어느 나라도 가지 않았던 길을 택했다"고 평가했으며, AP통신은 "무역전쟁이 한때 긴밀하고 견고했던 동맹관계를 더욱 파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의 강경 대응에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캐나다의 보복에 대응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는 미국의 주(州)가 되지 않으면서도 주가 되는 데 따른 혜택을 원한다"며 "그들은 오랫동안 우리의 위대한 농민들에게 막대한 관세를 부과해왔고, 더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