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정부가 고시원을 주거공간으로 쓰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고시원 호실 내에 욕조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비판을 받자 재검토하기로 했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015년 이후 금지된 고시원 욕조 설치를 허용하고 책상 설치 의무를 폐지하는 등 내용을 담은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을 지난 12일 행정예고했다.
다중이용업소 중 고시원은 학습시설을 갖춰야 하고 욕조는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시원이 1인 가구 주거공간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다양한 운영 형태를 고려해 화재 등 안전과 무관한 규제는 완화한다는 취지로 관련 기준 개정이 추진됐다.
개정안은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와 관련해 고시원 각 호실에 설치할 수 없는 시설에서 욕조를 삭제하고 취사시설만 남겼다. 또 '각 실별로 학습자가 공부할 수 있는 시설(책상 등)을 갖출 것'이라는 기준도 삭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 개정이 고시원 보증금과 월세 인상에 반영될 우려가 있으며, 정작 필요한 시설은 여전히 설치가 금지되는 등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한 시민은 "좁고 방음이 안 되는 닭장 방에 욕조를 넣으면 곰팡이와 위생 악화만 초래한다"며 "좁은 방에 욕조를 넣을 게 아니라 최소한 개인 취사시설이라도 허용해 밥이라도 스스로 지어 먹을 수 있게 제도를 고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도 "청년들이 간단한 식사라도 직접 해결할 장치를 마련해주는 것이 우선"이라며 "화재로 인한 인명·재산피해가 우려된다면 소방안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강화하는 제도를 만들면 된다"고 했다.
이에 국토부는 "행정예고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해당 규정을 재검토하겠다"며 "앞으로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