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했는데 또 수해 없도록”…경북, 이재민 임시주택 1209동 긴급 안전보강

“산불 피했는데 또 수해 없도록”…경북, 이재민 임시주택 1209동 긴급 안전보강

앵커볼트 등 주택별 맞춤 보강…44개 부지 192동 배수로·사면·옹벽도 손본다
산불 피해 5개 시군에 마을순찰 기동대 63명 배치…재난 전 ‘선제 대피’ 강화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이 임시 거처에서 또 다른 재난의 위험을 겪지 않도록 경북도가 대대적인 안전보강에 나선다.

지난 7월 18일 집중호우로 안동·의성지역 산불 이재민 임시조립주택이 피해를 입은 것을 계기로 도내 임시조립주택을 전수점검하고, 주택 구조뿐 아니라 배수로와 사면·옹벽 등 주변 입지까지 함께 손보기로 했다.

경북도청 전경 [사진=경북도]

특히 단순 시설 보강에 머물지 않고 태풍·집중호우 등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이 닥치기 전에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현장 감시체계까지 강화한다.

경상북도는 도내 임시조립주택에 대한 전수점검과 중앙·지방 합동 전문가 자문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임시주택 안전성 강화 대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우선 앵커볼트 등 시설 보강이 필요한 임시조립주택 1209동을 대상으로 주택별 맞춤형 보강을 실시한다.

임시조립주택은 말 그대로 이재민의 임시 거주를 위한 가설건축물이다. 주택의 구조와 기초 형태, 설치된 지형과 주변 환경 등에 따라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경북도는 일률적인 방식으로 시설을 보강하기보다 각각의 주택이 놓인 기초·구조적 여건을 따져 가장 적합한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국토안전관리원 등 안전 전문기관과 민간 전문가의 자문을 토대로 현재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보강방법을 주택별로 적용해 안전성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보강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

의성·청송·영양·영덕 등 4개 시군은 오는 31일까지 시설 보강을 마무리하고, 안동은 9월 15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집 자체만 튼튼하게 만드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경북도는 입지 여건상 추가적인 안전조치가 필요한 44개 부지, 192동을 대상으로 주변 위험요인도 함께 정비한다.

집중호우 때 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배수로와 소하천을 정비하고, 토사 유출이나 붕괴 위험이 있는 사면을 보강한다. 필요한 곳에는 옹벽을 설치해 임시주택 주변의 재해 위험을 낮춘다.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사전 대피’다.

시설을 아무리 보강하더라도 예상을 뛰어넘는 극한호우나 태풍 등 자연재난의 모든 위험을 구조물만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북도는 산불 피해 5개 시군 21개소에 8~9월 중 ‘마을순찰 기동대’ 63명을 배치한다.

기동대는 풍수해와 태풍 등에 대비해 재난취약지역을 상시 순찰하고 주민들에게 위험 상황을 알리는 한편, 위험요인을 사전에 찾아 조치하는 역할을 맡는다.

재난이 발생한 뒤 구조에 나서는 대응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위험징후를 먼저 찾아내고 필요할 경우 주민들을 선제적으로 대피시키는 ‘현장 중심 재난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행정안전부는 임시주거용 조립주택의 안전기준과 관리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와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제도개선 TF’를 구성하고 관련 지침을 개선할 계획이다.

경북도 역시 TF 논의에 적극 참여해 이번 전수점검과 전문가 자문 과정에서 확인된 현장의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정부와 공유할 방침이다.

특히 책상 위 기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재난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안전기준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목소리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임시조립주택의 시설뿐만 아니라 주변 입지와 재난대응체계까지 종합적으로 보강해 이재민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때까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