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물방울이 더 잘 맺히고, 더 빨리 떨어지게 해 열전달 성능을 최대 5.5배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발전소와 담수화 설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자기기의 냉각 성능을 개선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배충식) 기계공학과 남영석 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공동연구팀이 표면에 입히는 매우 얇은 고분자 코팅막의 두께와 구조를 조절했다. 이를 통해 수증기가 물로 변할 때 물방울은 더 많이 생기고, 생긴 물방울은 더 빨리 떨어지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수증기가 물로 변하는 ‘응축’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차가운 음료수 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발전소의 증기를 다시 물로 바꾸거나 바닷물에서 민물을 얻고 전자기기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는 데 폭넓게 이용된다.

응축 과정에서는 표면에 생긴 물이 얼마나 빨리 빠져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일반 금속 표면에서는 작은 물방울들이 서로 합쳐져 얇은 물막을 만든다. 물막은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가로막는 ‘열저항’ 역할을 해 열전달 효율을 떨어뜨린다.
반대로 물이 작은 물방울 형태로 맺혔다가 계속 떨어져 나가면 새로운 표면이 반복해서 드러난다. 이렇게 물방울 형태로 응축되는 현상을 ‘적상응축’이라고 한다. 물이 표면을 계속 덮고 있는 대신 물방울이 생기고 떨어지는 과정이 빠르게 반복되는 것이다. 이 경우 열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거나 물을 잘 튕겨내는 데 집중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표면의 작은 ‘결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동안 없애야 할 것으로 여겼던 나노 크기의 작은 알갱이가 오히려 물방울이 잘 생기도록 돕는다는 점을 발견해 새로운 표면 설계에 활용했다.
앞으로 이 기술을 발전소나 산업용 열교환기에 적용하면 열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담수화·수분 포집 장치에서는 물을 더 효과적으로 모으고, 전자기기에서는 열을 빠르게 빼내 냉각 성능을 높이는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결함으로 여겨졌던 나노 구조를 물방울이 잘 생기도록 돕는 요소로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물방울의 생성과 제거를 각각 조절해 열전달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복잡한 모양의 표면에도 매우 얇고 균일하게 코팅할 수 있어 산업용 열교환기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환경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