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충남 천안시의회가 2년 연속 종합청렴도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올해 하반기 공무국외출장을 전면 중단한다. 의정활동비도 동결하고 월정수당 인상 폭은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수준으로 묶는다. 과거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까지 겪으며 추락한 시민 신뢰를 되찾기 위해 제10대 의회가 본격적인 쇄신에 나선 것이다.
천안시의회는 올해 하반기 공무국외출장을 추진하지 않고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 조례 정비 등 의회 본연의 역할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천안시의회가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천안시의회는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다. 민원인과 내부 구성원이 평가하는 청렴체감도, 기관의 반부패 노력을 평가하는 청렴노력도 역시 모두 5등급이었다.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최하위 등급이다.
2024년 평가에서도 천안시의회는 종합청렴도 5등급을 기록했다. 당시 청렴도 하락을 둘러싸고 의원들의 각종 논란과 함께 해외출장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특히 2024년 6월 진행된 유럽 공무국외출장은 출발 전부터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천안시의원 27명 가운데 22명이 8박10일 일정으로 튀르키예와 크로아티아를 방문했다. 동행 직원을 포함한 출장 경비는 총 1억7920만원이었다. 일부 의원들이 출장에 반대해 불참한 가운데 관광지가 상당수 포함된 일정이 알려지면서 출장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시의회가 이번에 공무국외출장 중단 카드를 꺼낸 것도 이런 비판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해외출장 횟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제한된 예산과 의원들의 역량을 시민 생활과 직결된 의정활동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제10대 천안시의회는 출범 직후부터 ‘시민 신뢰 회복과 청렴한 의회’를 주요 과제로 내걸었다. 지난달에는 의원들이 청렴 다짐 결의대회를 열고 ‘청렴으로 신뢰를, 능력으로 변화를’을 의정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2024·2025년 연속 청렴도 최하위라는 결과를 의회 쇄신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의회 운영 방식도 손보기로 했다.
우선 △시민 생활과 밀접한 조례 제·개정과 정비 △행정사무감사를 통한 집행부 견제·감시 △예산안·결산 심사 강화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 대안 제시 △현장 중심 의정활동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공무국외출장 제도 자체도 이미 손질에 들어갔다. 천안시의회는 올해 행정안전부의 지방의회 공무국외출장 규칙 표준안에 맞춰 관련 규칙을 개정했다. 지난 3월 천안시의회 본회의에서는 ‘천안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이 재석 의원 26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의정비 인상에도 제동을 걸었다.
천안시의회는 지난 10일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제시한 ‘의정활동비 동결·월정수당은 전년도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만큼만 반영’하는 안을 존중해 따르기로 했다. 의정비를 둘러싼 시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청렴도 회복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엄소영 의장은 “시민들께서 의회에 보내주신 신뢰와 기대가 얼마나 무거운지 잘 알고 있다”며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 조례 검토 등 의회가 해야 할 일을 더욱 꼼꼼하게 챙기고 청렴도 향상을 위해 의회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엄 의장은 제10대 의회 출범 이후 2024년과 2025년 연속 최하위 청렴도 평가에 대해 평가 방식보다 의회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무추진비·출장비 등 의정활동 예산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용차량과 업무추진비의 사적 사용을 차단하는 등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제10대 전반기 천안시의회는 엄소영 의장을 중심으로 권오중 부의장, 이교희 의회운영위원장, 복아영 경제산업위원장, 김철환 행정보건위원장, 정선희 복지문화위원장, 박종갑 건설도시위원장, 이영재 윤리특별위원장, 유영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도병국 국민의힘 원내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