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 신설...배너 수익원도 원천 차단

정부,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 신설...배너 수익원도 원천 차단

3만4628개 사이트 분석…6683개 접속 가능·한국인 관련 영상 215만개 추정

[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정부가 불법촬영물 유통사이트를 직접 겨냥해 수사·처벌과 수익 차단을 강화한다.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을 신설하고 사이트 개설 행위를 독립 범죄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고민수 상임위원(가운데)이 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26년 제28차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성평등가족부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찰청과 함께 '범정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협의체'에서 확정한 '불법촬영물등 유통사이트 심층분석을 통한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20일 발표했다.

정부는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2018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피해자 삭제 지원 과정에서 확보한 불법사이트 3만4628개를 분석했다. 최근 5년간 불법사이트 운영으로 검거된 27건의 수사자료도 분석 대상에 포함했다.

전체 사이트 가운데 19.3%인 6683개는 현재 접속 가능한 상태였다. 이 가운데 3832개는 별도의 우회 없이 국내 상용망에서 접속할 수 있었고 2851개는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접속할 수 있었다.

접속 가능한 사이트 가운데 한국어로 운영되거나 'Koreanporn' 등 한국 관련 카테고리를 운영하는 사이트는 1316개로 조사됐다. 이들 사이트에 게시된 한국인 관련 영상은 215만개로 추정됐다. 일부 영상에는 이름과 직업, 거주지역, 연락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 피해자의 신상정보도 함께 게시됐다.

불법사이트의 조직적인 운영 정황도 확인됐다. 정부가 웹 구조와 도메인, 콘텐츠 등 기술적 흔적을 추적한 결과 동일 운영자가 여러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385개 그룹을 식별했다. 일부는 20개 이상의 사이트를 동시에 운영했다.

불법사이트의 주요 수익원은 도박·성매매 등의 배너 광고였다. 국내망으로 접속할 수 있고 배너 광고가 게재된 1674개 사이트에서 총 4만686개의 광고가 확인됐다.

경찰이 2021년 이후 검거한 27건, 126개 불법사이트의 수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범죄수익은 약 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이트당 평균 34.7개, 최대 300개의 불법 배너 광고가 게재됐다. 정부는 광고 단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연 2억원 이상의 범죄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불법사이트 개설·운영 자체를 강하게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별도의 직접 처벌 규정이 없어 성착취물 제작·유포의 방조범으로 처벌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불법사이트 개설 행위를 도박장 개설죄와 유사한 독립 범죄로 규정하는 법 개정을 검토한다.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도 신설한다. 운영자를 검거하고 불법촬영물 원본을 삭제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 수사기관이 불법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수사 단서를 확보하거나 원본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도록 호주와 영국 등이 시행 중인 능동적 방어 제도의 도입도 검토한다.

불법사이트의 수익원도 차단한다. 불법촬영물 유통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제재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강화된 고객확인제도'를 활용해 불법사이트 운영에 사용된 계좌의 거래를 정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불법사이트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반복적으로 삭제 요구에 불응하는 사이트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한국인 피해 신고를 전달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해외 호스팅·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에는 성평등부·경찰청·방미통위 공동으로 서비스 중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불법촬영물로 의심되는 콘텐츠를 발견하면 이용자 ID와 IP 주소 등을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플랫폼부터 호스팅, CDN,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까지 유통 단계별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사이트 차단을 피하기 위해 도메인을 계속 변경하는 '도메인 셔틀링'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 도메인 변경 방식을 분석·예측해 불법사이트를 자동 탐지하고 사이트 간 유사성과 불법성을 분석하는 AI 기반 전주기 대응 기술과 시스템을 구축한다.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에 지속적으로 불응하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성평등부 장관이 기간통신사업자에게 직접 접속 차단을 요청할 수 있는 '긴급 차단 요구권'을 도입한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동일·유사사이트를 기존 심의 대상으로 간주해 신속히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범정부 디지털성범죄 대응 협의체와 매월 열리는 실무협의체를 통해 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중장기적으로 피해 접수부터 삭제 명령, 사업자 제재, 예방적 감독까지 포괄하는 통합 대응체계와 특별법 제정도 검토할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피해자의 성착취물이 누군가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수익 차단, 운영자 검거를 위한 집중 수사, 처벌 강화 등 불법사이트 자체를 무력화하는 데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