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상조업체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대여금을 제공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배주주·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총액 규모를 제한하고 선불식 할부거래 통합정보제공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의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할부거래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박상혁·민병덕·강민국·강준현·박성훈·허영·추경호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들을 하나로 합친 대안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선불식 할부거래 상품 가입자 수는 약 1100만명, 선수금 총액은 약 11조3000억원에 달한다.
현행법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지배주주 등에게 제공하는 신용공여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공정위가 확인한 2025년 회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상당수 업체가 지배주주와 그 가족, 계열사 등에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정안은 상조회사가 지배주주 등에게 제공할 수 있는 대여, 지급보증 등 신용공여 총액을 자본금의 50% 이내로 제한했다. 한도를 초과해 대여 등을 한 자와 받은 자는 모두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이는 할부거래법상 최고 수준의 형벌이다.
한도 내에서 신용공여를 하더라도 일정 금액 이상 거래 시에는 재적임원 전원 찬성이나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고, 공정위에 사후 보고하고 인터넷 등에 공시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용공여 한도 위반행위 조사를 위해 공정위와 금융감독원이 합동조사반을 구성할 수 있는 근거도 처음으로 마련됐다.
개정안은 공정위가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선불식 할부거래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자료제출을 요구받은 사업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하며, 미제출하거나 거짓으로 제출하면 3,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행법은 사업자 정보공개, 법위반 조사 등 일부 목적에 한해서만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어, 업계 현황을 상시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개정안은 선불식 할부거래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는 계약체결일, 납입한 선수금 내역 등 계약 세부 정보와 피해보상 절차, 사업자 관련 정보 등을 제공받게 된다.
소비자 피해보상금 미수령 사각지대도 손질됐다. 현행법에 따라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폐업하면 소비자는 낸 선수금의 50%를 은행 등으로부터 피해보상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지만, 주소 등 개인정보 변경으로 통지받지 못해 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다. 개정안은 이런 경우 은행·공제조합 등이 시·도지사에게 통지하고 시·도지사가 이를 공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밖에 회계감사보고서에 지배주주 등과의 거래내역, 기타 투자자산 등을 반영하도록 하는 근거도 마련됐다. 선불식 할부계약 해제에 관한 기록보존과 열람 제공 의무도 신설돼, 소비자는 계약해제 시점부터 최대 5년간 관련 서류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영업정지 사유도 대폭 늘었다. 기존에는 계약체결 강요,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미체결 등 8개 사유에 대한 시정명령 불이행이나 반복 위반 시에만 영업정지가 가능했다. 개정안은 결격사유 해당, 청약철회·계약해제에 따른 환급 의무 불이행, 소비자 정보 무단이용 등을 포함해 31개 사유로 확대했다.
소비자 피해보상금 지급을 담당하는 공제조합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정위는 공제조합이 출자금(200억원)에 미달하거나 최근 5년간 3회 이상 시정명령을 불이행한 경우 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다. 공정위로부터 징계나 해임을 요구받은 공제조합 임직원은 요구 시점부터 즉시 직무가 정지되며, 조합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정 법률안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공포될 예정이며,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다만 선불식 할부거래 통합정보시스템 관련 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바로 시행된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