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사무장병원에 대한 단속이 단순한 명의 대여 여부를 넘어 실제 병원 운영 구조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면서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공동개원이나 병원경영지원회사(MSO)를 활용한 운영 형태에서는 계약서상 역할과 실제 경영이 다를 경우 사무장병원으로 판단될 수 있어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세창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20일 “사무장병원 사건은 건강보험공단의 환수처분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며 “형사처벌과 업무정지 등 행정제재는 물론 의료인의 면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조사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발한 사무장병원은 1805곳이며 환수 결정액은 약 3조원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비의료인이 의사에게 명의를 빌리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공동개원, 네트워크 병원, 병원경영지원회사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면서 적법한 경영지원과 불법 운영을 구분하는 것이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장 변호사는 “사무장병원 여부는 계약서의 명칭보다 실제로 누가 병원을 운영하고 지배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병원의 주요 의사결정과 자금 조달, 직원 채용·급여 결정, 수익의 귀속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도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을 내세워 요양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건에서 실질 운영자 역시 개설명의자와 별도의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장 변호사는 “외형적인 명의보다 실제 의사결정권과 경영권을 누가 행사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사무장병원으로 판단되면 건강보험 부당이득 환수뿐 아니라 형사처벌과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안에 따라 의료인 면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조사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건강보험공단의 환수 절차와 경찰·검찰 수사, 행정기관의 처분이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 있고, 앞선 조사에서 작성한 확인서나 제출 자료가 이후 절차의 판단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변호사는 “행정조사를 통보받았다고 해서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확인서에 서명하거나 회계자료를 제출해서는 안 된다”며 “초기 진술과 자료가 이후 행정처분이나 행정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기관과 수사기관은 병원 임대차계약의 체결 주체, 의료기기 구입·리스 비용 부담자, 직원 채용과 급여 결정권, 운영자금의 출처와 수익 귀속 등을 주요하게 확인한다. 의료인이 실질적인 운영자였다는 점을 입증하려면 금융거래 내역과 급여 지급 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를 갖춰두는 것이 중요하다.
MSO와 계약한 의료기관 역시 경영지원 업무가 적법한 범위에서 이뤄졌는지 점검해야 한다. 경영지원회사가 인사·재무 등 병원의 핵심 의사결정에 관여하거나 과도한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라면 사무장병원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 변호사는 “경영지원 업무의 범위와 비용 산정 근거를 계약서에 명확히 하고 실제 운영도 계약 내용과 일치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무장병원 사건은 건강보험 재정 환수에 그치지 않고 의료기관의 존립과 의료인의 면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평소 의료인의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하고, 조사가 시작됐다면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환수와 형사절차, 행정처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