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버스에서 내려 관광지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은 뒤 다음 도시로 떠나는 ‘스쳐 가는 관광’에서 벗어나, 지역에 머물며 문화를 나누고 지갑까지 여는 관광으로.
대구 달성군이 중화권 관광객 유치 전략의 방향을 ‘숫자’에서 ‘체류’로 옮기고 있다.

특히 관광에 교육과 예술, 청소년 국제교류를 결합하고 인근 지방자치단체의 문화 콘텐츠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묶으면서 기존 단체관광과 차별화된 특수목적관광(SIT)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달성군(군수 최재훈)은 중국 일조시 자성청소년 교향악단 소속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9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 관광객을 유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방문단의 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박3일’이다.
이들은 지난 14일부터 비슬산 아젤리아 호텔에 숙박하며 달성에 머물렀다.
비슬산 자연휴양림을 찾아 달성의 자연을 경험하고 달성화석박물관과 국립대구과학관 등을 차례로 둘러보며 지역의 관광·교육 콘텐츠를 체험했다.
일정은 달성에서만 끝나지 않았다.
방문단은 경남 함양으로 이동해 현지 청소년들과 오케스트라 교류 연주회를 열었다.
한국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음악이라는 공통언어를 통해 한국 청소년들과 직접 만나고 교류하는 시간을 일정의 중심에 배치한 것이다.
이번 관광상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달성군은 단순한 관광지 관람과 쇼핑 중심의 기존 중화권 단체관광 방식에서 벗어나 ‘왜 달성에 와야 하는가’라는 목적을 상품 안에 담았다.
청소년 교향악단이라는 방문객의 특성에 맞춰 관광과 교육, 문화예술 교류를 결합했다.
달성의 관광자원만 고집하지 않고 인근 지역의 공연·교류 콘텐츠까지 연결하면서 관광객 입장에서는 더욱 풍성한 경험을 하고, 달성에서는 숙박과 소비가 이뤄지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관광객의 이동 반경을 행정구역 안에 가두기보다 주변 지역과 협력해 상품의 매력을 높이고 그 출발점과 체류 거점은 달성으로 만드는 전략인 셈이다.
이는 관광객 수 자체보다 ‘얼마나 오래 머무르고 무엇을 경험하며 지역에서 얼마나 소비하느냐’를 중요하게 보는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90명의 방문객이 지역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관광지를 찾으며 식사와 소비를 이어갈 경우 관광객 유치 효과가 지역경제로 직접 연결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달성군의 중화권 시장 공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대만 축구 동호인 단체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며 스포츠와 관광을 결합한 특수목적관광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해 왔다.
이번에는 영역을 문화·예술과 청소년 교류로 넓혔다.
‘대만 축구 동호인’에서 ‘중국 청소년 교향악단’으로 관광객의 유형을 다양화하면서 중화권 관광시장과의 접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달성군은 한·중 관계 회복 흐름에 맞춰 현지 주요 여행사와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불특정 다수의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천편일률적인 상품을 내놓는 대신 교육·예술·체육 등 방문 목적에 따라 세분화된 테마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청소년 교류단뿐 아니라 기업체 등으로 유치 대상을 넓혀 계절이나 특정 관광지에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외국인 관광 수요를 만들어가는 것도 목표다.
달성군의 이번 시도는 지역 관광정책에도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유명 관광지가 많은 도시만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역이 가진 자연과 문화·교육시설에 방문객의 관심사를 정확하게 접목하고, 부족한 콘텐츠는 주변 도시와 연결한다면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슬산과 달성화석박물관, 국립대구과학관에 청소년 오케스트라 교류라는 목적을 더한 이번 프로그램도 그런 시도의 하나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교육·예술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테마 상품을 꾸준히 발굴하겠다”며 “청소년 교류단과 기업체 등 다변화된 외국인 관광객이 달성을 찾도록 타깃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