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그린벨트 놓고 '평행선'…김윤덕·오세훈 내주 재회동

용산공원·그린벨트 놓고 '평행선'…김윤덕·오세훈 내주 재회동

金 "훼손부지 활용해 공급" 吳 "용산공원 보존"…입장차 재확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량·정비사업 규제완화도 합의점 못 찾아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달 만에 다시 만났지만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싼 핵심 현안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뜻을 같이했지만 용산공원 활용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 핵심 현안에서는 서로 다른 입장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다음 주 다시 만나 접점을 모색하기로 했다.

2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서 만나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서울 주요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주택공급 관련 회동을 시작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장관은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와 국토부의 입장차를 확인했고 다음 주에 또 만나 대화를 계속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의 핵심 쟁점은 용산공원 일부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이었다. 국토부는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훼손됐거나 기존 건축물이 들어선 부지를 활용해 청년·신혼부부·다자녀 가구 등을 위한 주택을 제한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장관은 "용산공원을 잘 지키는 것과 주택 공급이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공원 보존이라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훼손부지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대상 부지나 공급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향후 토론회나 공론화위원회 등 숙의 과정을 거쳐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오 시장은 용산공원 본체부지의 주거용 전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장교숙소와 군인아파트 등 현재 건축물이 들어선 곳도 장기적으로 공원화하기로 한 부지인 만큼 주택용지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오 시장은 용산공원 주변에 산재한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절충안으로 제시했다. 캠프킴과 경리단 부지, 외교부 주차장 등 주변 부지에 대해서는 주택 공급을 위한 활용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린벨트 추가 해제에서도 양측의 시각차는 이어졌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미 훼손된 그린벨트를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추가 해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그린벨트도 무조건 해제가 아니라 훼손된 지역 등에 제한적으로 해보자는 것을 같이 고민해보자고 했다"며 "오 시장이 말씀 주신 민간 부문 활성화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추가적인 그린벨트 해제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께 분명히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도 이날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국토부는 1만가구 안팎의 공급을 추진해온 반면 서울시는 8000가구 수준을 제시하고 있어 공급 규모를 놓고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가 요구해 온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방안도 논의됐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의 한시적 완화와 재개발 용적률 상향 등을 요청했지만 양측은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오 시장은 청년층의 주거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출규제 완화도 정부에 요청했다. 청년 대상 디딤돌대출의 주택 가격 기준과 대출한도를 높이고 비아파트 등에 대한 금융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날 확인한 서로의 입장을 토대로 내부 검토를 거쳐 다음 주 다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용산공원뿐 아니라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물량과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싼 주요 현안이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