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겉으로 배어 나오는 과학

[데스크칼럼] 겉으로 배어 나오는 과학

‘과학의 날’ 60주년, 국가적 질문 다시 설정해야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1967년 4월 21일 과학기술 컨트롤타워인 과학기술처가 공식 출범했다. 정부는 과학기술처 신설일 4월 21일을 ‘과학의 날’로 지정했다. 4월 한 달 전체를 ‘과학의 달’로 선포했다.

1967년은 ‘정미년((丁未年)’으로 ‘붉은 양의 해’였다. 60년이 지나는 2027년 다시 ‘붉은 양의 해’를 맞는다. ‘과학의 날’로 본다면 환갑을 맞는 셈이다. 동양에서 ‘60갑자’는 지나온 추억·흔적을 되짚어보고 다시 시작되는 ‘순환형 시간’을 뜻한다.

60년 만에 돌아오는 환갑은 한 주기를 무사히 보내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알림판인 셈이다. ‘과학의 날’ 60주년이 되는 내년을 ‘과학의 날’ ‘과학의 달’을 넘어 ‘과학의 해’로 지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다. 6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60년을 준비할 때이다.

과학은 정성이 기본이다. 우리나라는 과학을 교육과 순수 연구학문의 입장에서 출발하기보다는 ‘먹고 사는’ 기술과 경제 측면에서 출발했다. 배고팠던 1960년대 과학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우리나라 헌법에도 ‘국가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정보 및 인력의 개발을 통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노력하여야 한다(헌법 제 127조 ①항)’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경제 발전에 과학이 종속돼 있다.

이런 실정이다보니 여전히 과학을 ‘순수 연구’ ‘기초 연구’ 등으로 해석하는 것에 인색한 게 우리 현실이다. 여기에 그동안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는 부침이 많았다.

2007~2018년 동안 부처 이름만 여러 번 바뀌었다. 과학기술 관련 자문·심의·예산조정·집행을 어느 조직에 결합할 것인지, 과학기술과 ICT, 과학기술과 교육 등에 대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버넌스는 색깔을 달리했다.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이명박 정권),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박근혜 정권),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재인 정권) 등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때마다 거버넌스는 흔들렸고 정책 중심은 달라졌다. ‘국가적 질문의 실종 시대’를 맞았다.

과학은 정성이다. 작은 일, 작은 움직임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날카롭게 관찰해야 하는 게 과학이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정성으로 접근하는 게 과학이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기 마련이다.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세상이 밝아진다. 그 과정이 과학이다.

윤석열정권에서의 광폭했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은 이재명정부에서 어느 정도 규모면에서는 회복됐다. 올해 R&D 예산은 35조5000억원으로 2025년보다 19.9% 늘었다. 내년에도 올해보다 더 많은 R&D 예산이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 등에서는 규모를 갖췄는데 ‘겉으로 배어 나오는’ 부분(성과, 연속성, 생태계 혁신 등)이 약하다는 게 문제다. 이는 과학 정책의 연속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핵심 정책이 달라지면서 ‘5년마다’ 흔들리는 조직이 됐다. 자율과 책임, 저변확대와 선택·집중, 분권과 통합 사이를 조정해 왔다고는 하는데 성과 승계와 생태계 재생산을 위한 운영체계는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성을 다하는 과학은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한다. 기술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그곳에 머물러 있던 과학은 이젠 그 인식을 바꾸어야 할 때이다. 저변을 넓히고 성과를 이어받고,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과학의 날’ 환갑을 맞는 내년 ‘과학은 무엇인가’라는 ‘국가적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할 때이다.

60년을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60년을 준비하는 ‘정성과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