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 수출에서 현지 공동건조로"⋯HD현대重, 페루서 첫 함정 공동건조

"완제품 수출에서 현지 공동건조로"⋯HD현대重, 페루서 첫 함정 공동건조

페루 시마조선소서 신형 상륙지원함 1번함 '침보테함' 진수식
해외 현지 공동건조 첫 사례⋯호위함·원해경비함 등 4척 건조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HD현대중공업이 페루에서 처음으로 해외 현지 국가와의 함정 공동건조에 성공하면서 K-함정의 수출 방식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 만들어 완제품으로 인도 하던 것에서 벗어나 설계·기술은 한국이, 생산은 현지에서 나눠 맡는 방식으로 옮겨간 것이다.

8일(현지시간) 페루 시마(SIMA)조선소에서 케이코 후지모리(Keiko Fujimori) 페루 대통령(사진 오른쪽에서부터 열두번째)을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시마조선소가 공동으로 건조한 '침보테(Chimbote)함' 진수식을 진행했다. [사진=페루 대통령실 홈페이지]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페루와의 함정 공동건조에 처음 성공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페루 시마조선소에서 페루 해군의 신형 상륙지원함 1번함 '침보테함'의 진수식을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침보테함은 HD현대중공업과 시마조선소가 공동 건조한 신형 상륙지원함 2척 중 1번함이다. 2번함인 '탈라라함' 역시 이달 초 육상에서의 건조 공정을 모두 완료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4년 4월 페루 해군으로부터 호위함, 원해경비함, 상륙지원함 등 총 4척의 함정을 수주해 이중 상륙지원함 2척에 대해 동시 건조에 돌입한 바 있다. 

다목적 상륙지원함으로 설계된 침보테함과 탈라라함은 인력·물자 수송은 물론 군수지원, 재난·재해 대응 임무까지 수행할 예정이며, 함명은 각각 페루의 주요 항구도시에서 따왔다.

HD현대중공업의 이번 페루 함정 수출사업은 통상적으로 해왔던 '국내 건조 후 완제품 인도' 방식에서 '기술협력을 통한 현지 공동생산'으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사업에서 HD현대중공업은 설계와 기술지원을, 시마조선소는 현지 생산시설을 활용한 블록 생산·조립·의장·시험시운전을 각각 맡았다. 완성된 배를 통째로 수출하는 대신 건조 역량 자체를 현지에 이식하는 구조다.

이런 방식 전환의 배경에는 발주국들의 요구 변화가 자리한다. HD현대중공업은 "발주 함정을 현지에서 건조해달라는 국가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향후 수출 증가가 더욱 기대된다"고 밝혔다.

방산 수입국들이 단순 구매를 넘어 자국 조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기술 이전을 함정 도입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한다는 의미다.

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진수식에서 "우리는 단순히 함정 한 척을 건조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일자리 창출, 인적자원 개발 및 조선산업 관련 공급망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주국 입장에서는 국방력 강화와 산업 역량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동건조 모델의 매력이 크다.

HD현대중공업과 페루의 협력은 상륙지원함에서 끝나지 않는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페루 해군의 1500톤급 차세대 잠수함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설계 완료 후 즉시 선도함 건조에 착수하기 위해 페루 정부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번 침보테함의 진수는 민·관이 하나돼 이뤄낸 팀코리아의 성과라 할 수 있다"며 "K-함정의 경쟁력을 높여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