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뚜렷한 하락세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5주 연속 떨어진 끝에 지난 17일 발표된 조사에서 43.0%를 기록했다. 취임 후 최저치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44%로 취임 후 가장 낮았다.
원인은 비교적 선명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로 부동산 정책이 가장 많이 꼽혔고 경제·민생 문제가 뒤를 이었다. 한때 9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불과 한 달여 만에 6000선까지 밀릴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고 투기 억제를 위한 대출 규제에 나섰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먹사니즘’을 내걸고 출범한 정부가 취임 1년여 만에 민생 문제 해결 능력을 시험받고 있는 셈이다.
문제를 풀려면 무엇보다 진단이 정확해야 한다. 청와대는 최근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국정 운영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점검하고 있다"며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적어도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제대로 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원론적인 다짐만으론 부족하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단순한 자산 가격의 등락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 재산과 주거 안정, 나아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직결된다. 특히 부동산은 규제만 강화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필요한 곳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면서 시장에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최근 정부의 움직임은 오히려 이런 믿음을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다. 부동산 정책에 이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까지 발표 뒤 재검토하는 일이 이어졌다. 잘못된 정책을 고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충분한 검토 없이 정책을 내놨다가 논란이 커지면 다시 손질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이 문제다. 이런 일이 쌓이면 정부가 아무리 강한 대책을 내놔도 시장이 그 지속성을 믿지 않게 된다. 정책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여권에서 나온 청년 주거 대책도 마찬가지다. 폐버스를 개조해 청년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이른바 '버스 하우스' 제안은 청년들이 겪는 주거난의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책은 선의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실제 국민의 삶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어야 한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아이디어가 민생 대책의 이름으로 제시될수록 여권의 정책 역량에 대한 의문만 키울 수 있다.
정책에 대한 불신은 한 분야에 머물지 않는다. 경제 정책이 흔들리면 정부의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고, 국정 전반의 추진력까지 약화한다. 반대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하나가 쌓이면 정부가 추진하는 다른 정책에도 힘이 붙는다. 결국 지지율을 되돌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라 정책 성과다.
맹자는 "항산(恒産)이 없으면 항심(恒心)이 없다"고 했다. 안정적인 삶의 기반이 없으면 안정된 마음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2000여 년 전의 말이지만 오늘의 정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자산, 주거가 흔들리는데 정부에 대한 믿음만 굳건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먹사니즘'을 앞세운 이 대통령에게 지금의 민생·경제 상황은 집권 이후 맞닥뜨린 첫 시험대라 할 만하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불안으로 국민의 자산과 주거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고비를 넘지 못한다면 남은 임기의 국정 운영도 순탄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다. 민생을 안정시키고 경제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지지율을 되돌리고 국정 동력을 되찾는 출발점이다.
/문장원 기자(moon334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