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 성장률 3.2%로 대폭 상향…"반도체 초호황, 체감경기 못 미쳐"

KDI, 올 성장률 3.2%로 대폭 상향…"반도체 초호황, 체감경기 못 미쳐"

설비투자·수출 눈높이 크게 높여…경상흑자 3600억달러 전망
신규 고용은 오히려 하향…"성장 온기 가계로 확산 더뎌"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지난 5월 제시했던 2.5%보다 0.7%포인트 높인 수치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7%에서 2.2%로 0.5%포인트 상향했다.

KDI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는 올해와 내년 모두 당초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제했다"고 말했다.

KDI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2%, 2.2%로 상향조정했다.

이번 상향 조정은 사실상 반도체 경기 하나에 좌우됐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0.7%포인트 상향 중 약 0.6%포인트가 반도체와 그 파급 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 관련"이라고 덧붙였다.

세부 항목별로도 반도체발(發) 상향 폭이 두드러졌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올해 3.3%에서 7.9%로, 내년은 2.4%에서 7.0%로 크게 높아졌다. 수출 증가율도 올해 4.6%에서 8.7%로, 내년은 2.2%에서 5.0%로 상향됐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의 메모리반도체 전망치가 5월 이후 큰 폭으로 올라간 데 따른 것이라고 KDI는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도 크게 불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종전 2390억달러에서 3597억달러로, 내년은 2137억달러에서 3562억달러로 각각 1200억달러, 1400억달러가량 상향됐다. 김미루 부장은 "평소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1000억달러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이례적 수치"라고 말했다.

반면 고용 전망은 오히려 낮아졌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종전 17만명에서 11만명으로 6만명 하향됐다. 김지연 총괄은 "성장이 고용 유발효과가 낮은 반도체 부문에 집중되면서 2분기 취업자 증가 폭이 예상보다 크게 축소됐다"고 했다. 다만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만명으로 3만명 상향했는데, 이는 올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내수 개선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7%, 내년 2.2%로 5월 전망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건설투자는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는 0%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내년에는 반도체 기업의 용인·청주 공장 증설 계획이 반영되며 1.1%에서 2.7%로 상향 조정됐다.

KDI는 그러나 고성장의 온기가 가계로 충분히 퍼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미루 부장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은 대기업이고, 국민 대부분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며 "체감 경기는 이 수치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 요인으로는 반도체 의존도 심화가 꼽혔다. KDI는 "글로벌 AI 투자 수요가 위축되거나 경쟁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면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중동 지정학적 갈등, 국내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