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쓸어간다…돌변한 C커머스

'메이드 인 코리아' 쓸어간다…돌변한 C커머스

징둥, 韓 직매입 법인 설립…150만 달러 규모 수출계약
알리·테무도 K셀러 확대…한국 상품 소싱 경쟁 본격화
2분기 해외직구 2.7% 감소…해외직판은 38.7% 급증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의 한국 공략 방식이 '판매'에서 '소싱'으로 옮겨가고 있다.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던 데서 벗어나 K뷰티·K패션 등 한국 상품을 직접 확보해 해외에 판매하는 역직구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중국 직구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K컬처 인기를 등에 업고 국내 소비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가 한국 상품 역직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은 최근 한국 상품 구매를 전담하는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소비재 기업과의 직접 거래 확대에 나섰다.

핵심은 직매입이다. 국내 기업이 중국에 상품을 수출할 때 현지 벤더나 대리상을 거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징둥이 국내 업체로부터 제품을 직접 사들인 뒤 자사 플랫폼을 통해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다.

징둥의 한국 상품 확보 움직임은 실제 계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국내 소비재 기업 200여개사가 참석한 입점 설명회를 열었는데 현장에서 이랜드그룹·현대홈쇼핑 등 국내 9개사와 징둥 간 연내 150만달러 규모 제품 수입 계약이 체결됐다.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한국 상품의 해외 판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한국상품 전용관 '케이베뉴(K-Venue)' 입점 셀러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역직구 셀러를 대상으로 당분간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을 내놓으며 국내 판매자 유치에 나섰다.

테무도 로컬 셀러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 판매자와 상품 확보를 강화하고 있다. C커머스의 국내 사업이 단순히 중국산 저가 상품을 한국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확보해 자사 글로벌 네트워크로 유통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K뷰티가 인기를 얻으면서 역직구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상품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시장 환경도 이 같은 전략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액은 2조1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해외직구액이 감소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14분기 만이며 감소 폭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컸다.

반면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은 1조2032억원으로 38.7% 증가했다.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화장품 해외 직접판매액은 7458억원으로 45.9% 늘어 전체 해외 직접판매액의 62.0%를 차지했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직접판매액도 25.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K뷰티·K패션 등 한국 상품의 해외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C커머스가 한국을 단순한 판매 시장이 아닌 상품 공급망의 거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직구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산 제품을 확보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플랫폼과 국내 기업 간 직거래가 확대될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새로운 판로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기존에는 현지 유통망과 벤더를 확보해야 했지만 플랫폼이 상품 구매와 물류, 판매를 한꺼번에 맡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중국 내수시장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의 경쟁 구도가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상품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한국에서 어떤 상품을 확보하느냐가 플랫폼의 글로벌 성장성을 좌우하는 만큼 국내 소비재 기업을 둘러싼 플랫폼 간 소싱 경쟁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