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달성군민의 선택을 짓밟지 마십시오.”
대구 달성군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진숙 국회의원을 둘러싼 정치권의 제명 논의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단순히 한 국회의원을 엄호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선거를 통해 지역민이 부여한 대표권과 정치적 논쟁의 자유까지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달성군의회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18일 성명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정치 탄압과 제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의 첫머리에서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5·18의 역사적 의미와 희생을 존중한다는 점부터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역사에 대한 존중과 학술적 질문·토론은 양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이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개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공개포럼에서 비롯됐다.
달성군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포럼 발표자들의 일부 발언을 놓고 논란이 불거진 이후 민주당이 이 의원에 대한 징계와 제명, 사퇴를 요구하고 제명 촉구 결의안까지 제출한 데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역사왜곡 등을 이유로 국회의원의 직무를 최장 1년간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 움직임까지 거론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학술토론회를 열었다는 것이 국회의원을 제명해야 할 사유인가”라며 “발표자의 개별 발언까지 주최 의원의 책임으로 돌려 국민이 선출한 대표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토론회는 같은 생각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서로 다른 주장과 근거를 내놓고 검증하는 자리이고, 잘못된 주장이 있다면 사실과 근거로 반박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논쟁에는 논쟁으로, 주장에는 사실로 맞서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목에서 달성군의회 의원들이 꺼내 든 핵심 화두는 ‘표현과 토론의 자유’와 함께 ‘유권자의 선택’이었다.
정치적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 선거를 통해 부여된 국회의원의 대표권을 제한하는 것은 그 무게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들은 정부·여권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헌법에 담겠다는 역사라면 그 의미와 내용에 대해 충분한 국민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5·18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역사”라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연구하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달성군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또 하나의 이유는 향후 만들어질 ‘선례’에 있다.
이들은 “오늘은 이진숙 의원이고 5·18이지만 이런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내일은 다른 국회의원과 다른 정치적·역사적 쟁점이 될 수 있다”며 정치적 견해나 역사적 논쟁을 이유로 선출직 공직자의 직무를 제한하는 방식이 반복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세 가지 요구를 내놨다.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정략적 제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역사적·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국회의원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입법을 멈추며, 무엇보다 달성군민의 선택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역사에 대한 평가는 정치권력이 법으로 결론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료와 연구, 토론과 검증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명분으로 달성군민이 선거를 통해 부여한 대표권까지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메시지는 결국 ‘달성군민의 한 표’로 향했다.
국회의원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여의도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그 자리에 의원을 보낸 것은 지역 유권자라는 것이다.
달성군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달성군민의 선택과 정치적 대표권을 지키기 위해 이진숙 의원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논쟁이 거칠어질수록 필요한 것은 상대의 입을 닫게 하는 힘이 아니라 사실과 논리로 설득하는 힘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