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도훈 기자] 기업금융을 핵심 수익 기반으로 삼고 있는 외국계은행의 자산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으로 은행권 전반에서 기업 부실이 확대되고 있어 기업금융 중심의 사업구조가 건전성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6말 기준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은 2044억 원으로 지난해 말 1335억원보다 5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86%에서 1.18%로 높아졌다.
원금이나 이자를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떼인 돈'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1144억원이던 기업 무수익여신은 6개월 새 1814억원으로 58.6% 늘었다. 무수익여신비율도 0.74%에서 1.05%로 상승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미·이란 전쟁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조기경보 프로세스를 통해 리스크 경감책을 조기에 수립하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로 여신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은 91억원으로 지난해 말 113억원보다 줄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27%에서 0.22%로 낮아졌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 감소는 개인사업자와 소규모 법인 거래 종료 과정에서 일부 여신이 상환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은행권 전반에 기업 부실 지표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3조408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6498억원으로 36.4% 증가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무수익여신 증가율이 10.2%인 것과 대비된다.
외국계은행은 이러한 상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SC제일은행의 기업금융 자산은 73조6382억원(6월 말 기준)으로 전체 사업부문에서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 씨티은행의 기업금융 부문 자산(62조2071억원)은 94.8%에 달한다. 2022년 2월부터 소비자금융 관련 상품과 서비스의 신규 계약 체결을 중단하고 기존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온 결과다.
김정식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를 제외한 전반적인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내수 산업의 침체도 지속되고 있다”며 “기업 부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도훈 기자(ldh1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