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한 뒤 일정 기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한 이른바 ‘5년 양도 제한’ 규제 완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이를 악용한 단기 시세차익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입법적 안전장치가 마련된다. 규제는 풀되 개인택시면허가 투기성 거래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은 막겠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을·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18일 개인택시 운송사업 면허 양도 규제 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고 청·장년층의 시장 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개인택시면허의 양도 규제는 합리화하면서도 이를 이용한 반복적인 면허 매매와 단기 차익거래에는 제동을 거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한 경우 만 61세 이상 등 일부 예외에 해당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일정 기간 면허를 양도하기 어렵다. 특히 면허 취득 이후 5년이 지나야 양도가 가능하도록 제한하면서 현장에서는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져 왔다.
문제는 개인택시 운전자가 면허 취득 이후 건강이 악화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등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해도 면허를 즉시 처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운전을 시작한 뒤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일정 기간 면허를 보유해야 하는 만큼 개인의 직업 선택과 이동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택시업계의 고령화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면허 거래와 시장 진입을 둘러싼 규제가 신규 인력 유입을 어렵게 만들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운전자들의 개인택시 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결과적으로 개인택시 운전자의 고령화와 운행률 저하를 심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제도 개선 필요성은 정부 차원에서도 논의돼 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4년 12월 개인택시면허 양도 제한과 관련한 제도 개선방안을 권고했으며 국토교통부도 개인택시면허 양도 제한을 규정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방향의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5년 양도 제한이 사라질 경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면허 취득과 양도가 자유로워지면서 실제 택시 운송사업에 종사할 목적이 아니라 면허가격 상승에 따른 단기 차익을 노리고 면허를 사고파는 투기성 거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이번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규제 완화와 함께 이 같은 부작용을 차단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개정안에는 개인택시운송사업 면허를 양도한 사람이 양도·양수 인가일로부터 3년 이내에는 다시 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하거나 다른 사람의 면허를 양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쉽게 말해 개인택시면허를 처분할 수 있는 길은 넓혀주돼 면허를 매각한 뒤 곧바로 다시 취득해 가격 차익을 노리는 반복적인 거래에는 3년간 제한을 두는 방식이다.
이번 입법은 ‘규제 완화’와 ‘시장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건강 악화나 이사, 직업 변경 등 현실적인 사정으로 개인택시 운행을 계속하기 어려운 운전자에게는 면허 처분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한편 규제 완화를 악용해 개인택시면허가 사실상 투자상품처럼 거래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개인택시면허 양도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차익거래 가능성을 지적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국토교통부 담당 부서와 의원실 간 협의 과정에서도 개인택시면허 양도 규제 완화에 맞춰 투기성 거래를 억제할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게 안 의원실의 설명이다.
개인택시 업계의 인력구조 개선 역시 이번 법안이 겨냥하는 주요 과제다.
개인택시 시장은 면허가격과 진입비용, 각종 자격 및 양도·양수 규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면허제도의 변화는 기존 사업자의 재산권뿐 아니라 신규 운전자의 시장 진입과 택시 공급, 시민의 이동 편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규제 완화로 면허 거래의 경직성이 낮아질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 운전자들의 시장 진입 기회가 확대되고 장기적으로 개인택시 업계의 고령화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법안 발의 취지다.
다만 실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이후 면허가격과 거래량 변화, 신규 진입자의 연령대, 실제 운행률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면허 거래 활성화가 반드시 택시 공급 확대와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제도 시행 이후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후속 관리도 중요하다.
안 의원은 “5년 양도 제한 폐지는 정부와 택시업계, 전문가가 참여한 택시발전 태스크포스(TF) 등에서 오랜 논의를 거쳐 도출된 합리적인 제도 개선안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양도 제한 폐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단기 시세차익 목적의 투기성 거래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도 제한과 재양도 관련 규제가 합리적으로 개선되면 청·장년층의 신규 유입이 촉진돼 개인택시 업계의 고령화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반적인 운행률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해 국민의 택시 이용 편의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대표 발의자인 안 의원을 비롯해 이연희·부승찬·소병훈·윤종군·복기왕·조인철·염태영·장종태·정일영·황희·문정복·강득구 의원 등 모두 13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향후 법안 논의에서는 개인택시 사업자의 직업 선택권을 확대하면서도 면허의 투기적 거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5년 양도 제한 폐지’와 ‘양도 후 3년간 재취득 제한’이 맞물려 개인택시 시장의 세대교체와 운행률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