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국내 대기업집단이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받은 상표권 사용료가 2조20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룹별로는 SK가 LG를 제치고 가장 많은 상표권 사용료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102곳의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은 총 2조2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최대였던 2024년 2조1530억원보다 709억원 증가한 규모다.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수취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020년 1조3468억원에서 2021년 1조5207억원, 2022년 1조7760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23년 2조354억원으로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2024년과 지난해까지 3년 연속 2조원대를 기록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102개 그룹 가운데 지난해 상표권 사용료를 받은 곳은 80개 그룹이었다. 이들 그룹은 총 1016개 계열사로부터 사용료를 수취했다.
그룹별로는 SK가 349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SK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LG에 이어 2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LG는 3490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SK와 LG의 격차는 9억원에 불과했다.

이어 한화가 1992억원으로 3위, CJ가 1331억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포스코는 1282억원, 롯데는 1244억원으로 각각 5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GS는 992억원, 효성은 616억원, HD현대는 575억원, LS는 573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상표권 사용료는 지주회사나 대표회사가 보유한 그룹 브랜드와 기업이미지(CI) 등을 계열사가 사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이다.
통상 계열사 매출에서 광고·선전비 등을 제외한 금액에 일정 요율을 적용해 산정하지만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요율은 그룹별로 차이가 있다.

상표권 사용에 따른 정당한 대가 지급 자체는 정상적인 내부거래다.
다만 브랜드 가치를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사용료를 과도하게 책정할 경우 계열사 이익을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지주회사나 대표회사로 이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도 상표권 사용료 산정의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6~7월 한화와 CJ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했으며, 상표권 거래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상가격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계열사가 마케팅과 광고 등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공로가 큰데도 지주사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대가를 받아 가는 것은 계열사가 이중으로 지출하는 부당한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위는 반복되는 간판값 수취를 그룹별로 면밀히 분석해 부당 지원에 악용된다면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