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15조 금고’ 쟁탈전 뜨거워진다…KB국민은행 가세에 18년 양강구도 흔들리나

경북도 ‘15조 금고’ 쟁탈전 뜨거워진다…KB국민은행 가세에 18년 양강구도 흔들리나

농협은행·iM뱅크에 KB국민은행 도전장…2007년 공개경쟁 이후 이례적 ‘3파전’
2027~2030년 4년간 경북도 자금 관리…안정적 수신에 공공기관·대학 영업 확장 효과까지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간 15조원 규모의 경북도 자금을 관리할 ‘금고지기’를 놓고 금융권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007년 공개경쟁 방식 도입 이후 사실상 농협은행과 iM뱅크가 굳혀온 경북도 금고 경쟁에 대형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이 뛰어들면서다.

경북도청 전경 [사진=경북도]

17일 경북도와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맡고 있는 제1금고와 iM뱅크가 담당하는 제2금고의 약정기간이 올해 말 만료된다.

이에 경북도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도 금고 업무를 맡을 금융기관 2곳을 새로 지정하기 위한 공개경쟁 절차에 돌입했다.

도는 지난달 20일 금고 지정 신청을 공고한 데 이어 같은 달 28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사전설명회를 열었다. 이후 지난 12~13일 이틀간 금고 지정 제안서를 접수했다.

◆KB국민은행 ‘깜짝 등판’…경북도 금고 3파전

뚜껑을 열자 기존 금고 운영기관인 농협은행과 iM뱅크에 더해 KB국민은행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역 금융권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경북도 금고 경쟁은 농협은행과 2024년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대구은행)가 사실상 양분해왔다.

과거 경북도청이 대구에 있던 시절 SC제일은행이 한때 도 금고를 맡은 적은 있지만, 2007년 금고 지정 공개경쟁 도입 이후에는 농협은행과 iM뱅크가 각각 1·2금고를 계속 지켜왔다.

농어촌 비중이 높은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와 일선 시·군의 경우 전국적인 영업망과 지역 밀착성을 갖춘 농협은행의 금고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도 현실이다.

때문에 이번 KB국민은행의 도전은 단순히 한 곳의 은행이 경쟁에 추가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국민은행은 현재 경북에서 울진군과 의성군의 제2금고를 맡고 있으며 문경시와 경주시 금고 지정 공개경쟁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왜 ‘지자체 금고’인가…15조 자금 넘어 지역 금융시장 교두보

금융권이 지방자치단체 금고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도 분명하다.

지자체 금고 계약은 통상 3~4년간 이어지는 만큼 대규모 공공자금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신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지자체 금고를 교두보로 지역 공공기관과 대학, 산하기관 등으로 영업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한 매력으로 꼽힌다.

향후 행정구역 개편이나 광역 행정통합 등이 현실화될 경우 지자체 금고의 자금 규모와 금융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제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향후 행정통합 등으로 지자체 금고 규모가 커질 가능성까지 고려해 대형 은행들이 지방 금고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대도시 금고 경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협력사업비 부담이 적으면서도 장기간 안정적인 공공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시중은행들의 지방 금고시장 진출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18년 이어진 ‘농협-iM’ 체제 변화할까

이제 관심은 KB국민은행의 가세가 18년 가까이 이어진 농협은행·iM뱅크의 경북도 금고 체제를 실제로 흔들 수 있느냐에 쏠린다.

농협은행은 경북 전역에 구축된 영업망과 오랜 금고 운영 경험이 강점이다. iM뱅크 역시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금융기관이라는 지역 밀착성과 기존 도 금고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국내 대표 대형 시중은행으로서 자금력과 금융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기존 양강 구도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결국 이번 경쟁은 단순히 ‘어느 은행이 15조원 규모의 경북도 자금을 관리하느냐’를 넘어 향후 경북지역 공공금융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경북도는 제출된 제안서를 토대로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어 평가를 진행한 뒤 올해 안에 제1·2금고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