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남부지방과 제주에 최고 27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고 나무와 전봇대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최근 가뭄을 겪던 일부 지역에는 단비가 됐지만 대구·경북 주요 댐과 저수지의 수위 회복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서해상에서 북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남·경남과 제주를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렸다.

제주 한라산 진달래밭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271.5㎜의 비가 내렸다. 남벽 265.5㎜, 윗세오름 178.5㎜, 성판악 148.5㎜를 기록했다.
경남에서는 오후 3시 기준 하동 금남에 114.5㎜가 내리는 등 지역별로 40~100㎜ 안팎의 강수량을 보였다.
전남에서는 침수 피해가 집중됐다. 전남광주통합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까지 호우 피해 신고는 125건 접수됐다. 주택 50건, 도로 38건, 상가 14건 등 침수 관련 신고가 118건에 달했다.

목포 호남동에서는 상가 지하실이 물에 잠겼고 해남 황산면 음식점에도 빗물이 들어차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나주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고 하수구가 역류하는 사고가 이어졌다.
경남에서도 하동의 한 사찰 뒤편에서 돌무더기가 무너졌고 의령에서는 전봇대가 쓰러졌다. 김해의 한 마트 지하가 침수됐으며 산청·창녕 등에서는 가로수 전도로 도로 통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 516도로 숲터널과 서귀포시 남원읍에서도 나무가 도로를 덮쳤다. 법환동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겨 배수 작업이 진행됐다.
빗길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강원 영월군 38번 국도에서 관광버스가 전도돼 승객 1명이 중상을 입고 17명이 경상을 입었다. 충북 청주 서청주교차로에서도 교통사고로 2명이 다쳤다.

해상과 육상 교통 통제도 이어졌다. 전남에서는 완도·목포·여수·고흥을 오가는 51개 항로 88척 가운데 9개 항로 5척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무등산과 지리산 전남 구역, 내장산 백암 등의 탐방로도 전면 통제됐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전남광주·부산·울산·경남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높였다.
이번 비로 가뭄 해갈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경남과 부산, 전북 서해안 등에서는 농경지와 저수지에 비가 내리면서 농작물 생육과 낙동강 녹조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구·경북에서는 강수량이 10~30㎜ 수준에 그쳤다.

이날 낮 12시30분 기준 안동댐 저수율은 39.6%, 임하댐 41.8%, 영천댐 32.3%, 운문댐 24.1%로 전날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경북 농촌용수 저수율도 42.9%로 평년 65.4%를 크게 밑돌았다.
비는 17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전남 동부와 경상권, 제주에서는 시간당 20~50㎜,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비가 예상된다.
특히 경남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150~2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수 있어 산사태와 하천 범람, 계곡 고립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