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캐즘에도 투자 고삐⋯상반기 시설투자 4조원대 집행

배터리 3사, 캐즘에도 투자 고삐⋯상반기 시설투자 4조원대 집행

LG엔솔 2조6890억·삼성SDI 1조809억⋯SK온 배터리·소재 5789억
생산시설 신·증설·설비 보완 지속⋯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투자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상반기에도 생산시설 신·증설과 설비 보완 등에 4조원 넘는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3사는 상반기 생산설비 확충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2차전지 부문에 2조689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목적은 신·증설과 보완으로, 건물과 설비 등 생산시설 신규·확장에 자금이 투입됐다. 회사는 투자 효과로 생산능력 증가를 제시했다.

회사는 "향후에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환경과 시장 변화에 맞춰 적정한 투자를 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같은 기간 에너지솔루션 부문에 1조809억원을 투자했다. 전자재료 부문의 119억원을 합친 전체 투자액은 1조928억원이지만, 배터리 사업에 해당하는 에너지솔루션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성SDI의 에너지솔루션 투자도 건물과 설비 등을 대상으로 한 신·증설과 보완에 집중됐다.

삼성SDI는 중장기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검증을 위한 마더라인과 첨단 연구개발(R&D)에 오는 2040년까지 총 9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담았다.

삼성SDI의 UPS용 배터리 제품. [사진=삼성SDI]

SK온은 올해 상반기 배터리·소재 사업의 신·증설에 5789억원을 집행했다. 국내외 배터리 설비와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상업라인 신·증설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회사는 해당 투자를 통해 제품 생산량 확대와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SK온의 경우 투자액에 배터리 생산설비뿐 아니라 소재 사업인 LiBS 투자가 포함돼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의 배터리 투자액과 집계 범위에는 차이가 있다.

회사는 "향후에도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는 북미와 유럽, 중국 등 주요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과 오하이오·애리조나·조지아, 캐나다 온타리오 등에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애리조나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의 스타플러스에너지를 비롯해 GM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북미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SK온도 미국 조지아와 헝가리, 중국 등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헝가리 3공장과 중국 옌청 3공장의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가운데 올해 말까지 연간 179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3사가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설비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중장기 수요에 대응할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3사는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차세대 배터리 등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반기보고서에서 3사는 공통적으로 ESS를 미래 성장 영역으로 언급했다. 로봇 배터리는 삼성SDI와 SK온이, 전고체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차세대 사업·기술로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와 ESS, 정보기술(IT) 기기 등에 적용되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편 ESS 시스템 통합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대규모 ESS 구축과 시스템 통합(SI)을 제공하는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ESS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전고체 배터리와 소듐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무정전 전원장치(UPS) 용 고출력 ESS 모듈과 저가·고안전 ESS 전지 개발 등을 주요 연구개발 과제로 추진했다.

시장점유율도 일부 공개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을 8.6%로 제시했으며, 삼성SDI는 소형전지 시장점유율을 12%로 밝혔다.

SK온이 11일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6에서 전시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실물. [사진=박지은 기자]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