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전략을 택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미국 한반도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13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에 올린 '이란 이후 :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재개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현안 분석글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차 석좌는 "김정은이 수정주의적 입장을 취한다면 지난 2018년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하기 위해 트럼프와의 회담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 수습 등 4개 항목을 골자로 한다.
그는 김 위원장이 수정주의적 관점을 지니고 있다는 전제하에,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는 핵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기회를 활용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는 동시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등 유동적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김정은은 트럼프와의 관계 재개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게 차 석좌의 전망이다.
그는 아울러 이란 전쟁을 통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및 협상 성향을 파악한 점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키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예측 불가능하고 군사력 사용을 선호하는 트럼프를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이 접촉 유지라는 또 다른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차 석좌는 김 위원장이 회담을 추진할 시기를 '잠재적으로 집권당(공화당)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패한 이후'로 예측하며 "두 정상은 세부적 비핵화 협상은 피하고, 향후 6개월 동안 양측 협상팀에게 이를 구체화하도록 맡길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김정은은 트럼프의 노벨평화상을 위한 이력 쌓기에 호소하면서 평화조약 체결, 미군 훈련 중단, 적대 관계 종식 등의 주제로 대화를 끌어갈 것"이라며 "가시적 성과는 별것 없을 수 있지만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미국의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목표에는 상당한 의미일 것"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이러한 수정주의가 김 위원장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북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이 한·미·일 3국 협력 체계를 분열시키는 목표를 달성하려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북미 정상회담이 남한과의 대화나 교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내다보며 "이재명 정부가 제안한 '평화 공존'보다는 서울을 우회해 워싱턴과 도쿄와 접촉하는 수정주의적 외교 전략이 (북한에) 가장 매력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