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경영리스크…LG, 이상기온에 생산성 저하 우려

폭염=경영리스크…LG, 이상기온에 생산성 저하 우려

국내외 32개 생산법인 2050년까지 기후 위험 분석
공조 효율 저하·냉방비 급증 우려…녹색사업 투자 비중 26.7%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이상기온이 기업의 '경영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폭염과 폭우 등 기후변화가 공장 운영비를 높이고 생산성까지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LG도 국내외 주요 사업장을 대상으로 기후변화가 경영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13일 ㈜LG가 발간한 '2025 ESG 보고서'에 따르면 LG는 ㈜LG와 LG씨엔에스, 디앤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6개사의 국내외 32개 생산법인을 대상으로 오는 2050년까지 기후 위험을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 중국 등 8개국 사업장이 포함됐다.

LG트윈타워 전경. [사진=LG전자]

LG는 해안침수와 하천범람, 돌발홍수, 태풍, 산불, 가뭄, 산사태, 이상기온, 물 부족 등 9개 자연재해가 사업장에 미칠 영향을 살폈다.

단기적으로 큰 재무 손실을 일으킬 위험은 없는 것으로 봤다. 다만 탄소 배출이 높은 수준으로 이어지면 2050년으로 갈수록 자연재해 위험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상기온을 상대적으로 높은 운영 위험 요인으로 평가했다. 기온이 크게 오르면 공조 설비 효율이 떨어지고 냉방비가 늘어나는 데다 생산성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후변화가 환경 문제를 넘어 기업의 비용과 생산활동에 영향을 주는 경영 변수가 된 셈이다.

올해 상황도 이런 우려를 보여준다. 이달 초 경남 양산의 기온은 42.5도까지 올라 122년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서유럽도 올해 6~7월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두 달을 보냈다.

지난 7월 10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더위 속 한 시민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와 LG화학, LG유플러스, LG씨엔에스의 지난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상 녹색경제활동 관련 자본적지출(CapEx)은 2조762억원으로 전체의 26.7%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 부품과 리튬이온배터리 소재,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등에 1조9074억원을 투입했다. 이들 사업의 매출은 4조8424억원이었다.

탄소 규제도 경영 부담으로 꼽았다. LG는 탄소 규제와 전기요금 상승,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 장기적으로 탄소배출권거래제 등 탄소 규제 강화의 재무적 영향이 가장 클 수 있다고 봤다.

유럽을 강타한 폭염 속에서 독일 서부 도르트문트의 도르트문트-엠스 운하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는 그룹 차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22년 국내 기업집단 최초로 그룹 ESG 보고서를 발간했고, 이듬해에는 계열사의 탄소중립 목표와 실행 방안을 담은 그룹 '넷제로 보고서'를 내놨다.

최근에는 단순한 탄소 감축 목표를 넘어 기후변화가 실제 사업과 재무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하는 방향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국내외 생산법인의 자연재해 위험을 따져본 것도 이런 움직임의 일환이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