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포항 산단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허용…반도체 클러스터 건축허가 분리

구미·포항 산단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허용…반도체 클러스터 건축허가 분리

구미·포항 산단,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업종 입주 허용
반도체 클러스터 "증설할 때마다 건축허가 다시 받는" 부담 완화
반도체·이차전지 등 6개 첨단전략산업, '성능기반설계' 도입
산업단지 제한업종·용적률 규제도 완화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정부가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의 입주 업종과 인허가 절차를 대폭 손질한다.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업종은 그동안 폐기물 관련 업종으로 분류돼 국가산단 입주가 막혀 있었지만 앞으로는 제조업과 동일하게 입주가 허용된다.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는 공장 증설 때마다 매번 새로 받아야 했던 건축허가 절차도 분리된다.

정부는 1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현장중심 기업투자·혁신 지원방안(1차)'을 발표했다. 경제 6단체와 반도체·이차전지 등 업종별 단체 11곳, 주요 기업과 지방정부의 건의를 지난 3월부터 수렴해 마련한 방안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차전지 특화단지인 구미·포항 국가산단의 입주 업종 확대다. 그동안 이 두 산단에는 이차전지 연관 업종 중 제조업만 입주할 수 있었다. 폐배터리를 활용해 리튬·니켈·코발트 등을 뽑아내는 리사이클링(자원재생) 업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업으로 분류돼 입주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이차전지 재활용업체도 국가 산단 입주 허용

정부는 배터리 핵심 소재 수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산단 입주 대상 업종에 핵심광물 재자원화산업 특수분류상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관련 업종을 추가하기로 했다. 재자원화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 중간(최종) 소재 제조업이 대상이다. 국토교통부의 산업단지계획과 산업통상자원부의 관리기본계획을 올해 하반기 중 개정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산업단지의 건축허가 체계가 바뀐다. 현행 건축법은 '1대지 1허가' 원칙을 적용하고 있어,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신규 건축물을 추가로 증설하려면 그때마다 기존 건축허가 변경 절차를 다시 밟아야 했다. 반도체처럼 증설이 잦은 업종은 변경 절차가 끝나기도 전에 다음 증설이 발생해 설비 가동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일정 면적 이상의 산업단지에 한해 증설 건축물을 기존 건축허가와 분리해 별도로 허가받을 수 있도록 건축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개정은 올해 하반기 안에 추진되며, 이를 통해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조기 이행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반도체 기업들이 공동 출연해 운영 중인 실증 지원법인, 이른바 '트리니티 팹'에 대한 세제 지원도 담겼다. 그동안 이 법인은 공익법인 증여세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기업 출연금에 대한 증여세를 부담해 왔다.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에 특례를 신설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반도체 실증 테스트베드 운영법인이 증여받은 재산이나 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비과세하기로 했다. 약 8000억원 규모의 투자 이행이 뒤따를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건축 안전 규제도 첨단산업 특성에 맞게 손질된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공장은 규모가 크고 자동화 수준이 높은데도 일반 건물과 같은 기준으로 화재안전 규제를 적용받아 온 측면이 있었다. 특히 완화된 피난거리 기준(75m→100m)이 적용되는 '무인화 공장'의 정의가 불명확해 현장 혼란이 있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바이오·로봇·방산 등 6개 첨단전략산업을 대상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피난 소요시간〈화재 확산시간'을 검증하는 성능기반설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건축법과 하위 법령 개정을 2027년까지 추진하며, 무인화 공장의 개념 정의와 인정기준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반도체 팹(Fab)의 도시가스 증설 안전검사 기간도 단축된다. 현재는 월간 도시가스 사용량이 500㎥ 이상 늘어나면 안전검사(완성검사)를 받아야 해, 유해가스 저감장치를 2대씩 증설할 때마다 검사가 필요했다. 반도체 팹 특성상 연간 약 1800건의 증설이 수시로 발생하는데, 완성검사 승인을 기다리느라 설비 가동이 늦어지는 경우가 잦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완성검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3일로 단축하고, 안전장치와 시공능력을 갖춘 경우 내압·기밀시험 등 일부 검사항목을 시공자의 자체시험성적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KGS Code)을 올해 10월 개정하기로 했다.

산업단지 업종 계획도 유연해진다. 신산업이나 RE100 수요가 있는 경우 모든 업종의 입주가 허용되는 제한업종 계획구역 지정 한도를 현행 산업용지 면적의 30%에서 50%까지 확대하고, 업종특례지구 지정 요건도 토지소유자 3분의 2 동의에서 과반수 동의로 완화한다. 두 조치 모두 올해 하반기 시행이 목표다.

기업형 첨단도시 등 국가 정책적 중요도가 높은 국가산단에 대해서는 국토부 장관이 '도시혁신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산업입지법 개정도 추진한다. 도시혁신구역으로 지정되면 용도 제한이 사라지고 이론상 법정 용적률 상한인 1500%도 넘길 수 있어, 개발 수요가 높은 부지의 고밀·복합개발이 가능해진다.

이 밖에 오창과학산단 내 바이오 제조시설 증설을 위한 녹지 용도변경, 국가식품클러스터 음료제조업 부지의 식음료제조업 전환, 비수도권 기회발전특구 지정 상한면적 확대(광역시 150만평→200만평, 도 200만평→300만평) 등도 이번 방안에 포함됐다.

주환욱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관은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과제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도록 지속 관리하는 한편, 초혁신경제 선도프로젝트·녹색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2차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 발표하는 등 기업 혁신과 투자를 적극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규제 개선 과제별 개정 일정표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