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세운 어린이회관, 43년 뒤 더 크게 품었다”…대구어린이세상 ‘새 도약’

“시민이 세운 어린이회관, 43년 뒤 더 크게 품었다”…대구어린이세상 ‘새 도약’

1983년 ‘백만인 모금 걷기운동’ 시민정신 계승…2026년 대구행복진흥원 수탁 운영 후 콘텐츠 대폭 강화
체험 프로그램 5개→9개 확대…올해 1~7월 7만408명 발길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1983년 대구시민들이 한 걸음 한 걸음 모아 세운 ‘대구어린이회관’. 그 출발에는 행정이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다.

당시 시민들이 펼친 ‘백만인 모금 걷기운동’을 통해 탄생한 공간은 40여 년의 세월을 지나 ‘대구어린이세상’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아이들을 품고 있다.

대구어린이세상 전경 [사진=대구행복진흥원]

2023년 새롭게 문을 연 데 이어 올해부터 대구행복진흥원이 수탁 운영을 맡으면서 체험 콘텐츠와 지역사회 협력망을 대폭 확대, 단순한 어린이 놀이시설을 넘어 지역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복합체험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특히 1983년 시민들이 직접 힘을 모았던 설립 정신을 지역 대학과 기업, 공공기관, 문화예술계가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 공동육아·교육 네트워크’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변화의 중심에는 핵심 시설인 ‘꿈누리관’이 있다.

대구어린이세상은 올해 교육과 놀이, 체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기존 5개 과정이었던 ‘마인즈온’ 프로그램을 오감놀이와 키즈쿠킹 등을 포함한 9개 과정으로 확대했다.

아이들이 단순히 시설을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지고, 만들고, 생각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콘텐츠의 폭을 넓힌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용객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대구어린이세상을 찾은 방문객은 총 7만408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가족 단위 나들이와 체험교육 공간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역 대학과의 협력도 대구어린이세상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구영상미디어센터와 연계한 미디어 체험을 비롯해 대구대학교, 대구교육대학교 등 지역 대학의 전문성과 인적 자원을 어린이 프로그램에 접목하고 있다.

특히 대학과 연계한 영어놀이 등 전문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면서 어린이에게는 수준 높은 체험교육을 제공하고 대학생들에게는 전공 역량을 현장에서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향후 영남대학교와 대구대학교 심리학과 등과의 협력도 순차적으로 추진해 이 같은 ‘지역상생형 교육모델’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의 대학과 전문기관이 가진 자산을 어린이들의 성장에 연결하는 셈이다.

외부 전문기관과 공동으로 만드는 프로그램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KB금융그룹과 함께하는 어린이 경제교실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유아 흡연위해 예방 체험관 등 어린이들의 생활과 밀접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iM뱅크 가족봉사단과 ESG 탄소중립 캠페인까지 진행하면서 경제와 건강은 물론 환경 문제까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했다.

공모사업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예술로 대구’ 공모사업과 해양교육 교구 보급 사업 등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어린이들이 접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콘텐츠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

이처럼 올해 대구어린이세상의 변화는 시설 확장보다는 ‘누구와 함께 무엇을 채울 것인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 대학의 전문성, 기업의 사회공헌, 공공기관의 교육 콘텐츠와 문화예술계의 창작 역량을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하면서 대구 전체가 어린이를 함께 키우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어린이세상의 뿌리는 4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대구어린이회관 건립에 힘을 보탠 것은 평범한 대구시민들이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백만인 모금 걷기운동’으로 어린이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는 역사 자체가 대구어린이세상이 가진 특별한 자산이다.

세월이 흘러 건물과 이름은 달라졌지만 “우리 아이들을 위해 시민이 함께한다”는 정신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시민들이 모금으로 어린이회관을 세웠다면, 지금은 대학과 기업, 기관, 전문가들이 자신들이 가진 지식과 경험, 콘텐츠를 보태고 있다는 점에서 1983년의 시민정신이 2026년 방식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김수희 대구어린이세상 관장은 “1983년 시민들이 뜻과 힘을 모아 만든 설립 정신을 이어가며 어린이에게는 배움과 경험을, 가족에게는 풍성한 추억을 선사하는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