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중동의 우회 화물 증가와 미주 항로의 선사 공급조절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해상운임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은 대체 항만으로 화물이 몰리며 물류 병목이 심화했고, 미주는 감편과 항차 조정으로 선복 공급이 줄면서 운임이 올랐다. 반면 유럽·지중해는 성수기 수요 둔화와 선복 여유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 10일 발표한 부산발 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4288포인트로 전주 4138포인트보다 150포인트(3.6%) 상승했다. 지난주 반등에 이어 2주 연속 상승세다.
글로벌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SCFI)도 3276.14포인트로 전주보다 70.17포인트(2.2%) 올랐다.

항로별로는 미주와 중동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KCCI 기준 북미 서안 운임은 6733달러로 전주보다 561달러, 북미 동안은 9696달러로 710달러 각각 상승했다.
SCFI에서도 미주 서안은 6484달러로 255달러, 동안은 9290달러로 236달러 올랐다.
미주 운임 상승에는 선사들의 공급관리가 영향을 미쳤다. 일반운임인상(GRI) 이후 감편과 항차 조정, 성수기 할증료 등이 이어지면서 시장에 투입되는 선복이 조절됐다. 주요 동서항로의 임시결항도 환태평양 항로에 집중되면서 공급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파나마운하의 운항 여건도 변수다. 흘수 제한 등으로 운항 효율이 떨어질 경우 선박 회전율이 낮아져 미주 항로의 공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중동 항로는 지정학적 위험에 더해 물류 병목이 운임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KCCI 기준 중동 운임은 7943달러로 전주보다 356달러 상승했다. 1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며 8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호르무즈해협과 홍해의 항행 위험을 피해 우회한 화물이 제다 등 대체 허브로 몰리면서 항만 체선과 육상 연결망 과부하가 발생하고 있다. 선박 대기시간이 늘어나면 선복 회전율이 떨어져 실제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급량도 감소한다.
해진공은 대체 허브로의 화물 집중이 서비스 빈도와 선복 회전율을 낮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동 운임은 항행 위험에 따른 프리미엄뿐 아니라 물류망 병목에 따른 상승 압력까지 받고 있다.
반면 유럽과 지중해는 약세가 이어졌다.
KCCI 기준 북유럽 운임은 4806달러로 전주보다 78달러, 지중해는 5702달러로 231달러 각각 하락했다. SCFI에서도 유럽은 2964달러, 지중해는 4048달러로 각각 75달러와 141달러 떨어졌다.
상반기부터 앞당겨진 성수기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공급 여유까지 나타나면서 운임 상승 동력이 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건화물 시장도 항로별 수급에 따라 흐름이 갈렸다. 케이프사이즈는 태평양 화물 집중과 대서양 선복 감소가 맞물리며 강세를 보였고, 파나막스는 북대서양의 단기 선복 부족과 태평양 화물 개선으로 상승했다. 반면 수프라막스는 남대서양 화물 부족과 태평양 선복 누적으로 소폭 하락했다.
결국 최근 해상운임은 전체 선박 공급량보다 실제로 운항 가능한 선복이 어느 지역에 배치돼 있는지가 가격을 좌우하는 모습이다.
중동의 항만 병목과 미주 공급조절이 이어질 경우 해당 항로의 높은 운임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유럽의 수요 둔화가 확대되거나 공선이 시장에 복귀하면 전체 운임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