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픽'하면 추격 매수⋯K-바이오株 '들썩'

블랙록 '픽'하면 추격 매수⋯K-바이오株 '들썩'

매입 시점마다 주가 급등⋯알테오젠 14%↑
올해 3차례 매입한 HLB, 6거래일 연속 상승세
"소문에 민감한 바이오⋯주가 전망 '청신호' 해석"

[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투자한 국내 바이오 종목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종목 선별이 까다로운 바이오주 투자판에서 블랙록의 선택에 추격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되는 모양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랙록은 이달 국내 상장사 총 8곳 지분 확대 사실을 공시했다. 투자 대상 종목은 신한지주, 카카오, DB손해보험, 현대건설, 네이버(NAVER), HD현대일렉트릭 등이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본사 [사진=연합뉴스.로이터]

특히 HLB, 알테오젠 등 국내 바이오 종목 지분을 늘린 점이 눈에 띈다. 블랙록은 그동안 국내에서 금융지주, 삼성그룹 계열사 등 특정 종목에 주로 투자해왔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으로 바이오주 지분을 늘리자 해당 종목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급격하게 확대됐다.

HLB가 대표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는 이날 오후 1시 2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12% 오른 4만2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일 블랙록이 HLB 지분을 기존 6.05%에서 7.10%로 1.10%포인트(p) 늘린다고 공시한 뒤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추세다. 공시 당일 11.17% 급등한 데 이어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올랐다.

블랙록은 이번을 포함해 올해에만 HLB 지분을 총 세 차례 매입했다. 지난 3월 0.04% 늘린 데 이어 6월엔 1.04%를 추가로 사들였다. HLB는 현재 간암 신약의 미국 FDA 허가 재도전을 앞두고 있다. 블랙록은 신약 통과가 성공해 수익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HLB 최근 5일 주가 추이 [사진=구글 파이낸스 캡처]

알테오젠도 블랙록 지분 매입이 호재로 작용했다. 블랙록은 지난 7일 장 마감 후 알테오젠 지분을 기존 4.98%에서 5.03%로 확대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주말을 지나 이번 주 첫 거래일인 지난 10일 알테오젠은 14.10% 급등한 채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이튿날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5% 하락했다. 현재도 3%대 내리고 있다. 하지만 전날 종가 기준으로 이달에만 약 24% 오르며 기존 상승 흐름에 블랙록 호재가 더해졌단 평가가 나온다. 알테오젠은 현재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을 앞세워 기술 수출을 늘리고 있다.

블랙록은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에 나선 유한양행 지분도 늘렸다. 지난 10일 장 마감 후 기존 지분 5.07%에서 6.50%로 1.43% 늘린다고 공시했다. 이튿날인 11일 유한양행은 4.39% 상승 마감했다.

지난달 7만원 이하에 머물렀던 유한양행 주가는 단숨에 8만5000원대를 넘어섰다. 이 시각 1.52% 내린 8만4300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전일 상승폭 대비 하락폭이 제한적이다.

바이오는 다른 업종 대비 종목 선별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약 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데 당장 실적이 가시화되기 어려운 산업 특성 때문이다. 실체 없는 '소문'에 주가가 요동치는 경향도 짙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바이오 종목 투자 자체를 꺼린다.

이에 투자자들은 블랙록이 선택한 바이오 종목을 따라 매수하면서 일종의 '옥석 가리기'에 나섰단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운용사는 개인과 비교할 수 없는 종목 분석 역량, 투자 관련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바이오는 특히 시장에 흐르는 정보에 민감한 섹터인 만큼 대형 운용사의 지분 투자는 해당 종목의 주가 전망이 밝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용사마다 투자 기준이 달라 무조건적인 추격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며 "종목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