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업, 가뭄으로 라인강 말라붙자 '불가항력' 선언⋯"상황 더 악화할 수도"

독일 기업, 가뭄으로 라인강 말라붙자 '불가항력' 선언⋯"상황 더 악화할 수도"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극심한 가뭄으로 독일의 '물류 대동맥'인 라인강 수위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현지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독일 서부 오스터파이의 라인강 제방에서 주민들이 좁아진 수로를 지나가는 선박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화학기업 코베스트로는 라인강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일부 제품 생산과 납품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해당 고객들에게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불가항력 선언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통제하기 어려운 사유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 경우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이를 알리는 조치를 말한다.

폴리머와 고성능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코베스트로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도르마겐의 페트(PET) 사업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매트리스와 냉장고 단열재 등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폼의 원료인 폴리에테르 폴리올을 생산하고 있다.

라인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일부 생산시설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데 차질이 발생했고 특정 제품의 생산과 배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강 유역 카우프. [사진=AP/연합뉴스]

상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인강의 대표적인 병목 구간인 카우프 지점의 수위는 1880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번 주 후반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의 5차 폭염으로 수위가 더 낮아질 수 있다.

기상 당국은 라인강 수위가 정상 수준을 회복하려면 수 주에 걸쳐 지속적인 비가 내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와 같은 저수위 상황이 오는 10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위스 알프스산맥에서 시작해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1233㎞를 흐르는 라인강은 독일 서부 공업지대에 석유제품과 철광석, 곡물 등 각종 원자재를 운송하는 유럽의 핵심 물류 통로다.

라인강이 말라붙으면서 독일 제조업계의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철강업체 티센크루프와 화학업체 BASF 등 주요 기업들은 라인강을 통한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자 일부 물류를 철도와 트럭 등 육상 운송으로 돌리고 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