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 "스크래핑, 전면 금지 아니다⋯한시적 유예"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스크래핑, 전면 금지 아니다⋯한시적 유예"

"사전협의 시 본인전송요구권 시행 후에도 가능⋯API 구축 부담 고려"

[아이뉴스24 최효경 기자] 신민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범정부 마이데이터 추진단장은 11일 "스크래핑 관행은 과도한 정보 수집, 유출 등 위험이 높다"며 "공공기관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가 즉시 구축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스크래핑 전면 금지가 아닌, 단계적 API 전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스크래핑이란 이용자에게 동의를 얻은 기업이 공공기관 등에서 서비스에 필요한 정보를 가져오는 방식이다. 고객이 비대면 금융 서비스 등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기반해 관행적인 '개인정보 전송체계'로 사용됐다.

이날 개보위는 스크래핑 등 마이데이터 추진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부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신민필 추진단장은 "신평원, 건강보험공단, 대법원 등 공공기관 내에 있는 무시무시한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스크래핑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체계.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오남용 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오는 20일부터 본인전송요구권(마이데이터)를 확대 시행한다. 마이데이터란 정보주체가 본인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자신의 통제권 하에 개인정보를 관리·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단계적 API 전환으로 무분별한 스크래핑 차단"

정부가 새롭게 도입하는 API는 기업이 이용자 인증 정보로 공공기관 자료에 직접 접근하는 대신, 공공기관이 요청받은 정보만 '전용 통로'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신 추진단장은 "집 비밀번호를 택배기사에게 알려주고 필요한 물건을 직접 가져가게 하는 방식이 스크래핑이라면, API는 무인 택배함에 물건을 넣어두고 기사가 가져가게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정보위는 사전협의를 신청한 기업에 한해 협의가 완료될 때까지 스크래핑 방식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한다. 협의 완료 시점은 향후 구체화될 예정으로, 충분한 사전 협의 기간을 통해 공공기관의 API 구축 부담을 덜기 위함이다.

신 추진단장은 "본인전송요구권은 기업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가 아니라, 기존의 다양한 안전한 활용 제도에 추가된 국민의 권리"라며 "단계적인 API 구축을 통해 무분별한 스크래핑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범정부 마이데이터 추진단장. [사진=최효경 기자]

"8월 20일, 협의 없는 스크래핑 금지의 날"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약 700건 사전협의 신청이 접수됐다. 오는 31일까지 3차 신청을 접수하고 있으며, 이번 신청에서는 소규모 사업자와 마이데이터 자격을 갖추지 않은 사업자도 신청할 수 있다.

개인정보위는 한시적인 스크래핑 허용과 단계적 API 전환을 통해 국민-정보전송자-대리인(서비스 기업·기관) 3자가 각각 다른 기대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전송자란 정보주체 전송 요구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정보주체 본인 또는 제3자에 전송하는 개인정보처리자를 뜻한다.

이에 따라 국민은 기존 편리한 서비스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안전한 방식으로 정보 공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정보전송자는 협의된 대리인과 방식을 식별해 정삭적인 정보 전달과 비정상 접근을 구분·관리할 수 있다. 대리인은 정보전송자와 협의된 전송방식을 통해 서비스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향상될 수 있다.

신 추진단장은 "8월 20일은 스크래핑 금지의 날이 아니라, 협의 없는 스크래핑 금지의 날"이라며 "조만간 대법원이 한시적 유예 방침을 담은 재공지를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효경 기자(hyomirro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