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뒷받침'은 어디로…'네거티브만' 남은 민주 당권경쟁[여의뷰]

'李정부 뒷받침'은 어디로…'네거티브만' 남은 민주 당권경쟁[여의뷰]

호남·수도권 '슈퍼위크'...金·鄭 초박빙에 선거전 과열
본경선 열리자 '신천지·파묘·ETF 공방' 등 이어져
부동산·증시 등 겹악재에 대통령 국정지지율도 하락세
정치권 "내부 대립에 국정동력 약화…국정과제 지연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이 10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KBC에서 열린 TV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후보. 2026.8.10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경쟁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정책과 비전' 대신 '네거티브'만 남은 양상이다.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를 어떻게 뒷받침할지를 놓고 정책 경쟁을 벌이기보다 강성 당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치우치면서 상대의 약점과 과거를 파고드는 공방이 선거판을 뒤덮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달 23일 본경선에 돌입한 이후 현재까지 전국 12곳 순회경선을 마쳤다. 이번 주는 전체 권리당원의 71%가 몰려 있는 호남·수도권 권리당원 투표와 전체 결과의 30%가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가 진행되면서 이른바 '슈퍼위크'로 불린다.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는 현재 1.48%포인트(p) 차로 피말리는 초박빙 승부(3086표 차)를 벌이고 있다.

본경선 초반을 뜨겁게 달군 것은 '신천지' 의혹이다. 김 후보가 본경선 직전인 지난달 1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은 결국 위장한 반명(反明·반이재명) 분열주의 및 신천지와의 대회전"이라고 적은 게 발단이 됐다.

이후 김 후보와 정 후보 간 공방은 거칠어졌다. 김 후보는 근거를 하나씩 제시하겠다고 했고, 정 후보는 김 후보의 주장이 해당 행위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여기에 양측 최고위원 후보들까지 가세하면서 신천지 의혹을 둘러싼 공방은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계 간 대리전 양상으로 번졌다.

신천지 공방이 잦아들기도 전에 후보들의 과거를 들추는 '파묘' 공방도 벌어졌다. 정 후보는 김 후보가 지난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주장하며 집단 탈당한 이른바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 사건을 꺼냈다. 또 지난 2022년 지방선거 패배를 두고 김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 탓'을 한 것을 언급하며 "4년 전 반명한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지난 9일 강원도 횡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한 뒤 자리로 돌아가며 정청래 당 대표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2026.8.9 [사진=연합뉴스]

김 후보는 정 후보의 '봉이 김선달' 논란을 꺼내 들며 역공을 폈다. 정 후보는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서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표를 '통행세'로 표현하고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반발을 샀다. 지난 10일 KBC광주방송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정 후보가 2022년 대선 때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교계(표심)에 어려움을 끼쳐서 사실상 대선에 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한 때 코스피지수 9000을 넘던 주식 시장이 7월 대폭락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둘러싼 논쟁도 거셌다. 정 후보는 해당 상품이 김 후보의 국무총리 시절 도입됐다는 점을 부각하며 '책임론'을 주장했고, 김 후보는 "'이건 정(부)의 잘못'이라고 하는 건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며 맞섰다. 이밖에 조국혁신당과의 합당·통합, 검찰개혁 추진 시기를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졌다.

호남권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가 시작된 11일, 양측의 네거티브 공방은 한층 가열됐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6·3 지방선거 당시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김관영 전 전북지사에 대한 제명 조치와 관련해 "만장일치로 의결됐다고 한 건 분명히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러자 친청계 문정복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시 회의에 참여한 이들은 "'강행'도 '반대'도 없었다"며 "전북 당원들에게 거짓 소문, 가짜 뉴스를 흘려 당대표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과 소병훈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에게 "지금 즉시 강 최고위원의 당헌·당규 위반, 선거부정 행위에 대해 엄정 제재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물론 민주당 전당대회에 정책·비전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당권 주자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김 후보는 지난달 6일 '품격 있는 기본사회'를 민주당 정책 비전으로 제시했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포괄적 개헌의 토대 마련과 완벽한 당정일치와 민생실용통합노선을 이뤄내겠노라고 약속했다.

송영길 후보는 8일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2030세대 지지 확보'를 핵심 메시지로 제시하고, 용산 미군 반환 부지 내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 대상 아파트 5만 가구 공급, 청년 10만명의 해외 경험 기회를 지원하는 '장보고 10만 프로젝트' 등을 제안했다.

정 후보는 13일 △이재명 정부 핵심 경제정책 지원 △한반도 평화정책 뒷받침 △범민주진보 진영 통합·연대 완성 △당내 대통합 △당원주권 강화 등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완전폐지'를 통한 검찰개혁 완수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 대표 후보가 지난 9일 강원도 횡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고 있다. 2026.8.9 [사진=연합뉴스]

8월 들어서도 후보들의 정책 발표는 이어졌다. 10일 이재명 대통령의 '3대메가프로젝트' 국무회의 발언을 기점으로 당일 저녁 KBC광주방송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국정을 뒷받침해 '호남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이끌어내겠다고 앞다퉈 강조했다.

하지만 동시에 후보들의 공방도 계속됐다. 광주방송 토론회에서 정 후보는 "이상하게 이 대통령 이름을 많이 파는 분들이 어떻게 대통령의 지론이라는 혁신당과의 통합은 반대했나 미스터리"라고 하자, 김 후보는 "어떤 경우에도 폭탄 선언식의 합당은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유언비어 정치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정책 언급은 있었으나 '배신·반명·분열·자기정치' 공방에 묻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이재명 정부는 현재 산적한 과제와 마주해 있다. 국토균형발전과 초격차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의 속도를 내는 동시에 부동산 대책과 민생경제 회복 등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또 오는 10월부터 도입되는 새 형사사법체계의 연착륙을 비롯해 검찰개혁 후속 과제를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네거티브전으로 치우치고 있는 것은 정부의 국정운영에 오히려 부담이라는 지적이 많다. 부동산 세제개편 문제와 증시 하락 등 악재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의 부정평가가 과반을 넘은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42.9%, 부정평가는 54.1%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7월 25~27일) 대비 긍정평가는 4.5%포인트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4.6%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무선 100% RDD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응답률은 4.3%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6 [사진=연합뉴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kbc광주방송 '여의도초대석'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관련 세금 이슈들과 보완수사권 폐지논란, 퇴근 '폐버스 주택' 논란까지 나와 고령층뿐만 아니라 청년층에서도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불만이 지금 하늘을 치솟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치적인 면에서도 친명 친청 대립이 심해지고. 이런 것들이 지금 대통령의 지지율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핵심 지지층 사이의 감정적 대립이 격화하면서 결집 강도가 약화됐고, 이것이 국정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당대회가 끝나더라도 후유증이 남아 내부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야당과의 협상력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 7개 국회 상임위원회를 야당이 맡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여당의 도움이 필요한데, 정부의 핵심 과제들이 줄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현재 당내 내분으로 세력이 분산되면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당원들이 나뉘면서 당 밖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도 동요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도층에서는 형사소송법 강행 등 전당대회 국면에서 강성파의 목소리가 커지는 데 대해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며 "전당대회가 끝나고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어느 정도 분위기가 수습될 것이고, 정부의 국정과제에 속도가 붙고 성과가 나오면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라창현 기자(r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