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컵빙수의 인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에 1인 소비가 확산하면서 1만원을 훌쩍 넘는 빙수 대신 4000원대에 혼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른바 '혼빙' 제품이 여름철 카페업계 주요 메뉴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올여름 컵 형태의 빙수를 잇달아 선보였다. 스타벅스 역시 앞서 컵빙수 콘셉트의 '빙수 블렌디드'를 선보인 데 이어 팥과 말차 등을 활용한 프라푸치노를 출시하며 여름 디저트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인기도 상당하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메가MGC커피의 '팥빙 젤라또 파르페'는 올해 재출시 후 2주 만에 50만잔이 판매됐다. 8월 초 기준 현재 판매 중인 팥빙 젤라또 파르페와 말차 젤라또 팥빙 파르페 2종의 누적 판매량은 총 750만잔에 달한다.
4400원 맞나…메가MGC커피, 젤라또에 팥·떡 '층층이'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인기를 끈 '팥빙 젤라또 파르페'를 재출시하고 올해는 '말차 젤라또 팥빙 파르페'를 추가했다. 두 제품 모두 가격은 4400원, 용량은 590g이다. 팥빙 젤라또 파르페는 684㎉·당류 85g, 말차 젤라또 팥빙 파르페는 714㎉·당류 88g이다.
팥빙 젤라또 파르페는 우유 얼음에 통단팥과 빙수떡, 시리얼, 팥 젤라또를 층층이 쌓아 팥빙수의 모습을 그대로 컵 안에 옮겨놓은 듯했다. 팥과 팥 젤라또가 함께 들어가 팥 특유의 달고 고소한 맛이 진했고, 얼음이 녹을수록 우유와 팥이 섞이며 고소함이 강해졌다.
말차 제품은 같은 구성에 말차 젤라또와 말차 얼음을 더했다. 예상보다 말차의 쌉싸름한 맛이 진해 팥의 단맛을 눌러줬다. 두 제품 모두 토핑이 위에만 몰리지 않고 중간중간 들어 있어 끝까지 맛이 크게 밋밋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44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만큼 양이 많았다. 혼자 디저트로 먹기에는 전부 먹기 버거울 정도였다.
씹을 필요 없는 부드러운 얼음…고소함 앞세운 컴포즈

컴포즈커피 '인절미 컵빙수'는 메가MGC커피와 같은 팥빙수 계열이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얼음이다. 비교한 저가커피 브랜드 제품 가운데 입자가 가장 곱고 부드러워 거의 씹지 않고도 넘어갈 정도였다. 곡물과 인절미 특유의 고소함이 먼저 느껴지고 팥과 섞이면서 단맛이 더해졌다.
다만 광고 이미지에서는 얼음 중간에도 팥 층이 보였지만 실제 구입한 제품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다. 화려한 토핑보다는 부드러운 얼음과 고소함이 강점으로 느껴졌다.
가격 4500원, 용량 590㎖로 818㎉·당류 99.69g이다. 상하목장 원유와 17가지 곡물을 활용해 고소한 맛을 강조했다.
망고·나타드코코·치즈까지…토핑은 빽다방

빽다방의 '망고 컵빙수'는 네 제품 가운데 첫인상이 가장 화려했다.
빽다방은 지난 6월 망고·블루베리·초코 컵빙수 3종을 출시했다. 앞서 4월 내놓은 통단팥컵빙에 이어 과일과 초콜릿을 활용한 제품까지 추가하며 컵빙수 라인업을 확대한 것이다.
망고 컵빙수는 4200원으로 440㎖에 301㎉, 당류는 46g이다. 잘게 썬 망고에 나타드코코, 치즈큐브와 연유까지 들어갔다.
한 숟가락을 뜨면 여러 식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망고는 시원하고 새콤달콤했고 나타드코코는 탱글하고 쫀득했다. 의외의 '킥'은 치즈큐브였다. 달콤한 망고 사이에서 짭짤하고 고소한 치즈가 튀어나오면서 단맛 일변도로 흐르는 것을 막아줬다.
반면 얼음은 비교 제품 가운데 가장 거칠었다. 얼음 알갱이가 비교적 크게 느껴져 숟가락으로 떠먹었을 때 아삭아삭 씹어야 했다. 부드럽게 녹아드는 컴포즈커피나 스타벅스와는 정반대였다.
처음에는 얼음과 망고가 따로 느껴져 다소 밍밍한 부분도 있었지만 녹을수록 망고와 연유가 섞이며 맛이 진해졌다. 마지막에는 망고주스나 슬러시를 먹는 듯했다.
7100원 스타벅스…빙수 닮은 프라푸치노

스타벅스에서는 '레드빈 말차 코코 프라푸치노'를 골랐다. 엄밀히 말하면 스타벅스가 이 제품을 '컵빙수'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프라푸치노 메뉴다. 하지만 단팥과 말차, 잘게 간 얼음이 어우러진 생김새와 맛은 팥빙수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얼음 입자는 컴포즈커피 못지않게 매우 고왔다. 입안에 넣으면 씹힌다는 느낌보다 그대로 녹아 사라지는 쪽에 가까웠다. 첫맛에서는 유기농 제주 말차 특유의 쌉싸름한 풍미가 느껴지고, 단팥의 달콤함과 코코넛 베이스의 고소한 맛이 뒤를 이었다.
특히 펄의 존재감이 컸다. 잘게 간 얼음 사이에서 탱글하면서도 쫀득하게 씹히는 펄이 식감에 확실한 변화를 줬다. 전통적인 팥빙수에서 떡이 담당하던 역할을 펄이 대신하는 듯했다.
가격은 톨 사이즈 기준 7100원으로 비교 제품 가운데 가장 비쌌다. 용량은 355㎖, 열량은 245㎉, 당류는 30g이다. 4000원대 경쟁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은 높지만 대체당을 사용해 열량과 당류는 오히려 눈에 띄게 낮았다.
같은 4000원대인데 맛은 제각각

직접 비교해보니 같은 컵빙수라도 차이는 뚜렷했다. 메가MGC커피는 압도적인 양과 풍성한 토핑, 컴포즈커피는 부드러운 얼음과 고소함, 빽다방은 다양한 토핑과 거친 얼음이 각각 특징이었다. 스타벅스는 가격대가 높지만 팥과 말차에 코코넛·펄을 더해 차별화했다.
스타벅스를 제외하면 가격은 모두 4200~4500원이다. 1만원이 넘는 빙수를 혼자 주문하기 부담스러울 때 비교적 저렴하게 더위를 식히기 충분했다. 일부 제품은 오히려 혼자 다 먹기 어려울 정도로 양도 넉넉했다.
과거 큰 그릇의 빙수를 여럿이 나눠 먹었다면 이제는 각자 취향에 맞는 빙수를 한 컵씩 고르는 '1인1빙' 시대가 된 셈이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